1장 기초 - 페이트 코어 한국어 공개판
페이트!
한 번도 안 해 본 분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RPG는 이렇습니다: 친구들 몇 명이랑 모여서 이야기의 등장인물을 몇 만들고 서로 대화하면서 이야기를 만듭니다. 그러면서 이 등장인물, 즉 캐릭터들이 어떤 어려움과 장애물을 만나는지, 여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무슨 행동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그리고 결국 어떻게 되는지를 정하게 됩니다.
순전히 대화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이 책에 나온 룰과 주사위를 사용해서 이야기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상황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게 됩니다.
페이트에는 정해진 배경 세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능동적이고 유능한 사람들이 극적인 삶을 사는 이야기에 가장 적합합니다. 이 맛을 플레이에서 어떻게 살릴 것인지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경험자 여러분
전에 나온 다른 페이트 RPG에 익숙한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Evil Hat의 Spirit of the Century와 Dresden Files, Galileo Games의 Bulldogs! Cubicle 7의 Legends of Anglerre 등등이 모두 페이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페이트의 신판이 담겨 있습니다. 기존의 내용을 정리하고 향상한 새 버전입니다. 이 책에 나온 내용 중 익숙한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룰과 용어가 적잖이 바뀌었습니다. 변경점을 책 뒤에 실었습니다.
초보자 여러분
페이트를 처음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이 장에 있는 내용과 캐릭터 시트만을 숙지하고 있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마스터가 도와줄 것입니다.
마스터에게는 이 장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책 전체를 읽고 숙지할 것을 권합니다.
플레이에 필요한 것들
페이트를 시작할 때 필요한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 사람 3~5명. 그 중 한 명은 게임마스터 (줄여서 마스터)가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플레이어가 됩니다. 그게 무슨 뜻인지는 곧 설명하겠습니다.
- 캐릭터 시트가 플레이어마다 하나씩 필요합니다. 메모를 할 종이도 필요합니다. 캐릭터 시트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곧 설명하겠습니다. (마스터가 조종하는 주요 캐릭터들에게도 캐릭터 시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 페이트 주사위. 적어도 4개가 필요하고, 한 사람마다 4개씩 있으면 제일 좋습니다. 페이트 주사위는 6면체 주사위이지만, 숫자나 점 대신 플러스 표시 (+)와 마이너스 표시 (-), 그리고 빈칸 (0)이 각각 2개씩 있습니다. 이 주사위는 퍼지 주사위 (Fudge Dice)라고도 합니다. 페이트 카드는 페이트 주사위의 확률 분포를 흉내 내는 카드입니다. 페이트 주사위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 운명점을 나타낼 토큰. 유리알이나 단추 같은 것이면 됩니다. 합해서 30개 이상 준비해 놓을 것을 권합니다. 캐릭터 시트에 연필로 표시를 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실물이 있으면 더 재미있습니다.
- 인덱스 카드. 없어도 되지만, 플레이 도중 면모를 기록할 때 유용합니다.
페이트 주사위를 사용하고 싶지 않으면 평범한 6면체를 써도 됩니다. 5, 6은 +로, 1, 2는 -로, 3, 4는 0으로 읽으십시오.
플레이어와 게임마스터
페이트에서, 참가자는 플레이어와 게임마스터로 구별됩니다.
플레이어의 주된 임무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페이트에서는 주인공을 플레이어 캐릭터 (줄여서 PC)라고 부릅니다. 플레이어는 자기 PC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결정하고, 그 말과 행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묘사합니다. 필요할 때 주사위를 굴리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능력을 사용할지 선택하고, 자기 캐릭터의 운명점을 관리하는 것도 플레이어의 책임입니다.
게임마스터 (줄여서 마스터)는 PC들이 사는 세상을 담당합니다. 플레이어가 맡지 않은 캐릭터, 즉 논플레이어 캐릭터(줄여서 NPC)의 행동을 결정하고 관련된 주사위를 굴리는 것은 마스터의 일입니다. PC들이 찾아가는 장소를 묘사하고, 이들이 처하는 상황을 마련하는 것도 마스터의 일입니다. 룰을 해석하는 최종적 권한도 마스터가 갖기 때문에, PC들의 결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며 그것이 이야기를 어떻게 바꾸는지도 끝에는 마스터의 손에 있습니다.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모두 맡는 부수적인 임무가 또 하나 있습니다. 자기 주변 사람들이 멋있어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모두가 협조해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일을 재미있게 만들 기회를 함께 찾아 나갈 때, 페이트는 가장 재미있습니다.
플레이의 예
이 책에서 룰을 설명하기 위해 쓴 예는 모두 같은 플레이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제목은 강철의 심장이고, 프리랜스 해결사들의 활약을 약간은 장난스럽게 그린 판타지 활극입니다. 주인공들은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며, 왕과 귀족들의 의뢰를 받아 골치 아픈 상황에 몸을 던집니다.
플레이에 참여하는 것은 레니, 릴리, 라이언, 아만다입니다. 마스터는 아만다가 맡습니다. 레니는 랜든이라는 건달 칼잡이를 맡습니다. 릴리는 날쌔고 멋지고 위험한 여자 모험가 키네레를 플레이합니다. 이쪽도 검객입니다. 라이언은 마법사인 마안의 지르드를 맡았는데, 이쪽은 검이라면 질색을 합니다.
이 플레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제2장 플레이 설정에 나와 있습니다. 각 PC의 캐릭터 시트는 책 뒤에 두었습니다.
캐릭터 시트
캐릭터 시트에는 캐릭터의 능력, 성격, 중요한 배경 요소, 플레이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자원 등, 캐릭터에 관련된 모든 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다음은 페이트 캐릭터 시트의 예입니다. 항목별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면모 (p.000)
면모는 캐릭터의 중요한 특징을 묘사하는 문구입니다. 면모는 이 캐릭터가 왜 중요한지를 나타냅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이 사람의 삶에 대해 알고 싶어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면모는 성격, 인상적인 특징, 신념, 인간관계, 골칫거리, 악습 등등, 많은 것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단지 수치의 모음이 아닌 하나의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게 돕는 것이면 무엇이든 됩니다.
면모는 운명점을 통해 플레이에서 발현됩니다. 면모를 유리하게 쓸 수 있는 상황에서는 운명점을 소비함으로써 그 면모를 발현시켜 보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p.000). 거꾸로, 면모 때문에 캐릭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운명점을 돌려 받습니다. 이것을 역발현을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p.000).
릴리의 캐릭터 키네레는 반짝이는 것에 혹한다가 캐릭터 시트에 면모로 나와 있습니다. 재물에 집착하고, 보석이나 돈이 관련된 상황에서 현명하지 못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런 면모는 캐릭터에게 흥미로운 특징을 더해줍니다. 나중에 이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이야기에도 색깔이 풍부해집니다.
면모는 그 자체로 유리해 보일 수도 있고 불리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면모는 대개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캐릭터에게만 면모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캐릭터가 있는 장소나 처한 상황에도 면모가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p.000)
대결에서 패하지 않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두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는 일시적으로 피로하거나, 숨이 차거나,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을 나타냅니다. 스트레스는 최대 단계가 정해져 있고, 한 번의 대결에서 그만큼까지의 스트레스에 버틸 수 있습니다. 대결이 끝나고 잠시 휴식을 하면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
특수항목 (p.000)
능력, 장비, 탈것, 조직, 장소 같은 것을 바로 기능이나 면모, 특기로 표현하기 적절치 않은 경우, 따로 룰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틀어 특수항목이라고 합니다.
운명 기준치 (p.000)
매 세션을 시작할 때, 캐릭터의 운명점이 운명 기준치 미만인 경우 그만큼으로 재설정됩니다. 운명 기준치보다 더 갖고 있는 경우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즉, 세션을 시작할 때의 운명점 최소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특기 (p.000)
특기는 특정 기능을 더 잘 이용하거나 룰을 캐릭터에게 유리하게 굽히는 재주입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할 수 없는 독특한 것이라는 점에서, 특기는 컴퓨터 게임의 특수 기술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두 명이 똑같은 기능을 똑같은 실력으로 갖고 있더라도, 특기가 다르면 할 수 있는 것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랜든은 한잔 더?라는 특기를 갖고 있습니다. 이 특기는 술집에서 대상과 술을 마시면서 사교 기능을 사용하여 정보를 얻으려 할 때 보너스를 줍니다.
기능 (p.000)
기능은 플레이 중에 어렵거나 흥미로운 행동을 할 때 사용합니다. 기능을 쓸 때는 주사위를 굴려 판정을 합니다. 기능은 캐릭터마다 몇 개씩 갖고 있으며, 그 캐릭터의 기본적인 능력을 나타냅니다. 주의력, 운동능력, 직업 훈련, 교육과 같이 능력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면 모두 기능에 포함됩니다.
처음 만들어진 캐릭터는 기능의 실력이 보통 (+1)에서 대단함 (+4)까지로 제한됩니다. 실력이 높을수록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높을수록 그 분야에 더 유능한 것이 됩니다.
기능을 갖고 있지 않을 때에는 실력이 미약 (+0)인 것으로 간주해서 판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마법 기능과 같이, 대부분의 사람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기능들도 예외적으로 존재합니다. 기능에 관해서는 별도의 장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마안의 지르드는 학식 기능을 대단함 (+4)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잘 모르는 귀한 지식을 많이 알고, 자료 조사도 잘 합니다. 그러나 은밀행동 기능은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몰래 다가가야 하는 상황이 오면 (아만다가 분명 그런 상황을 만들 것입니다) 미약 (+0)으로 판정해야 합니다.
타격 (p.000)
타격은 대결에서 패하지 않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옵션 중 하나입니다. 그 면에서는 스트레스와 같지만, 결과가 더 심각하다는 점이 다릅니다. 타격을 하나 선택할 때마다, 어떻게 다쳤는지에 관한 면모를 캐릭터 시트에 기입하십시오. 스트레스와 달리, 타격은 회복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 동안 캐릭터 시트에 적힌 타격 면모는 캐릭터의 약점이 되어 행동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고 적들에게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행동
플레이 도중에 하는 일들 중에는 성공과 실패를 가리기 위해 주사위를 굴려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른 캐릭터와 겨루고 있을 때, 또는 자기의 행동을 방해하는 중요한 장애물이 존재할 때 무언가를 하려면 항상 주사위를 굴립니다. 여기 해당되지 않을 때는 그냥 자기 캐릭터가 이러이러한 것을 한다고 하면 대개는 그냥 됩니다.
O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C사용할 수 있는 면모의 형태로 캐릭터가 쓸 기회를 만들기 위해
A대결에서 누군가를 공격 하기 위해
D대결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주사위 굴리기
주사위를 굴리는 것을 판정이라고 합니다. 판정을 할 때는 페이트 주사위를 4개 굴립니다. +는 하나마다 +1로, 0은 하나마다 0으로, -는 하나마다 -1로 읽으십시오.1 -4에서 +4까지의 값이 나올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2에서 +2로 나옵니다. 다음은 주사위 굴림의 예입니다:
- -+0+ = +1
- +-00 = 0
- +++- = +2
- -000 = −1
이 값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행동에 해당하는 기능이 있는 경우, 주사위의 합에 그 기능의 실력을 더한 것이 판정의 최종 수치입니다. 그러면 그것은 또 무슨 의미냐고요? 이제 설명하겠습니다.
주사위 뒤에 숨은 수학
통계를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 여기 특정 결과가 나올 확률들을 정리했습니다.
결과 확률 그 이상이 나올 확률 -4 1.23% 100% -3 4.94% 98.77% -2 12.35% 93.83% -1 19.75% 81.48% 0 23.46% 61.73% 1 19.75% 38.27% 2 12.35% 18.52% 3 4.94% 6.17% 4 1.23% 1.23%
난이도 단계
페이트에서는 말과 수치로 이루어진 난이도 단계를 사용하여 판정에 나온 값을 평가합니다.
난이도 | 이름 |
---|---|
+8 | 전설적 |
+7 | 영웅적 |
+6 | 환상적 |
+5 | 엄청남 |
+4 | 대단함 |
+3 | 우수 |
+2 | 양호 |
+1 | 보통 |
+0 | 미약 |
-1 | 부실 |
-2 | 엉망 |
플레이에서 수치로 말하느냐 단어로 말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숫자를 더 잘 기억하고, 어떤 사람들은 단어를 더 잘 기억합니다. 양쪽을 섞어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단함 나왔어요!” 하는 것이나 “+4 나왔어요” 하는 것이나 뜻은 같습니다. 다 알아듣기만 하면 되니, 원하는 쪽을 쓰십시오.
판정이 위의 난이도 단계보다 높거나 낮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전설적보다 높은 결과는 팀에서 용어를 만들 것을 권합니다. “오오오오!”라거나, “세상에 이런 일이”라거나.
판정의 해석
판정이 그 행동에 대한 저항 수치보다 높게 나오면 성공입니다. 이 “저항”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첫째는 능동적인 저항입니다. 누군가가 반대되는 입장에서 주사위를 굴리는 것입니다. 둘째는 수동적인 저항입니다. 이것은 난이도 단계에 있는 고정된 값을 가진 장애물입니다. (마스터가 주사위를 굴리기 싫으면 NPC에게도 수동적인 저항을 시킬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항하는 쪽의 수치보다 높게 나오면 행동은 성공입니다. 비겨도 원하는 효과가 일부 나타나기는 하지만, 원래 의도했던 것만큼은 아닙니다. 큰 차이로 이기면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납니다 (싸움에서 적에게 큰 피해를 준다거나).
저항 수치보다 낮게 나오면 행동은 실패하거나, 대가를 치르고 성공하거나, 뭔가 다른 일이 생겨서 일이 까다로워집니다. 실패했을 때 어떤 효과가 일어나는지 미리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 행동도 있습니다.
이쪽의 판정이 상대의 판정이나 장애물의 난이도 수치보다 높게 나왔을 때, 그 차이를 격차라고 합니다. 저항하는 쪽과 비기면 격차가 0인 것이고, 그보다 1이 더 나오면 격차는 1입니다. 2 더 나왔으면 격차는 2겠지요. 격차가 어떤 유리한 효과를 주는지는 후에 설명하겠습니다.
랜든은 안타리 지하묘지를 “탐사”하다가 실수로 고대인들이 설치한 살인 함정을 발동시켰습니다. 여기서 탈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복도 벽에서 수십 개의 크고 작은 화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것을 피해서 반대편으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
마스터를 맡은 아만다가 말합니다. “이건 그냥 덫이니까 수동적 저항이고, 난이도는 대단함 (+4)입니다. 고대 안타리 문명은 도굴꾼을 아주 싫어한 모양이에요.”
레니가 한숨을 쉬고 말합니다. “랜든은 운동능력이 우수 (+3)니까, 날쌔게 피하면서 복도를 지나가 볼게요.”
주사위를 굴리자 -+++가 나옵니다. 합은 +2입니다. 운동능력을 합하면 결과값은 엄청남 (+5)이 됩니다. 격차 1로 저항을 물리치고 성공한 것입니다.
아만다가 말합니다. “곡예 같기도 하고 허둥대는 것 같기도 한 움직임이었지만, 여하튼 옷만 살짝 찢어진 정도로 반대편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계가 멈추지를 않네요. 나오는 길에 또 지나와야 할 거예요.”
레니가 대답합니다. “그게 랜든의 일상이지요.” 그리고 지하묘지의 탐험을 계속합니다.
운명점
운명점은 페이트에서 아주 중요한 자원입니다. 이야기를 자기 캐릭터에게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운명점은 토큰 (유리알 등)을 사용해서 셉니다. 운명점은 면모를 발현시키거나, 이야기의 세부사항을 선언하거나, 몇몇 강력한 특기를 사용하는 데 소비합니다. 거꾸로, 자기가 가진 면모의 역발현을 받아들이면 운명점을 받습니다.
주의: 먹을 것은 운명점 토큰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식전인 경우 특히!
면모의 발현
기능 판정을 할 때, 그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면모가 있으면 운명점 1점을 써서 발현시키고 이미 나온 판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주사위를 다시 굴려도 되고, 기존의 값에 +2를 더해도 됩니다. 더 도움이 되는 쪽으로 택하십시오. (-2 이상으로 나왔으면 +2를 받는 것이 확률상 낫지만, 그것으로 모자란다면 다시 굴리는 쪽이 좋을 것입니다.) 면모 발현은 주사위를 굴린 후,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하면 됩니다. 이 효과를 누리려면 그 면모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거나 정당화해야 합니다. 척 봐서 명백한 경우도 있지만, 꽤 창의적인 설명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한 번의 판정에 운명점을 2점 이상 쓸 수도 있습니다. 1점을 쓸 때마다 주사위를 다시 굴리거나 +2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 한 번 발현된 면모를 동일한 판정에서 또 발현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면모를 고르십시오.
타지에서 온 고관으로 위장한 키네레가, 어느 상인의 개인 금고에 관한 보안 정보를 캐내려 하고 있습니다. 상인은 우수 (+3)의 수동적 저항을 하며, 키네레의 속임수 기능은 양호 (+2)입니다.
릴리가 주사위를 굴리고, 합은 0이 나옵니다. 여기에 기능을 더해도 양호 밖에 되지 않으므로 상인을 이길 수 없습니다.
릴리는 캐릭터 시트를 보고 아만다에게 말합니다. “반짝이는 것에 혹한다 있잖아요? 여러 해 그렇게 살았으니 보물에 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이 상인이 갖고 있는 것들 중에서 제일 희귀하고 값진 것이 뭔지 짐작해서, 그걸 칭찬합니다. 넘어와 주겠죠?”
아만다가 웃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릴리는 운명점을 1점 쓰고 그 면모를 발현시킵니다. 그러면 기존의 판정에 +2가 더해져 대단함 (+4)이 되고, 상인의 우수 (+3)를 넘어섭니다. 키네레의 사탕발림에 넘어간 상인은 자기 금고에 대해 자랑을 하기 시작하고, 키네레는 귀를 기울입니다 …
세부사항의 선언
자기 캐릭터에게 유리할 법한 이야기 요소를 그 장면에 하나 추가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특정한 작업에 필요한 도구를 우연히 갖고 왔다고 하거나, 극적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한다거나, 생전 처음 만난 NPC와 자기에게 공통의 친구가 있다거나 하는 편리한 우연의 일치를 만들고 싶은 경우입니다. 운명점을 쓰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추가되는 세부사항은 되도록 자기가 갖고 있는 면모와 관계가 있게 하십시오. 마스터는 황당스러운 제안을 거부하거나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 제안에 다른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마안의 지르드와 그 일행이 사그로스 숲의 부족민들에게 붙잡혔습니다. 부족민들은 세 주인공을 추장 앞에 꿇어 앉히고, 추장은 처음 들어보는 거친 언어로 말을 겁니다.
라이언이 캐릭터 시트를 보다가 말합니다. “저, 가 봐서 알거나, 읽어 봐서 알거나 있거든요. 제가 전에 이 언어를 배운 적이 있다고 하고 싶어요.”
아만다는 그럴 만하다고 생각하여 이를 받아들입니다. 라이언은 운명점을 쓰고, 지르드가 추장의 언어로 말에 대답하는 묘사를 합니다. 부족민들은 물론, 친구들도 모두 놀라서 지르드를 쳐다 봅니다.
라이언은 지르드가 친구들을 돌아보고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책 읽어서 남 주나?”
역발현
때때로 (실은 꽤 자주)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 특정 면모 때문에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렇게 되면 거의 항상, 기대하지 않은 극적인 전개가 이루어집니다. 이런 경우, 마스터는 그 면모 때문에 어떤 식으로 상황이 악화될 것인지를 제안합니다. 이것이 역발현입니다.
역발현은 캐릭터가 어떤 목적의 달성에 실패하는 것을 뜻할 수도 있고, 선택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그저 기대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여 캐릭터가 하는 일을 방해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 순간에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하고 극적인지,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내용을 상의하십시오.
일이 어떻게 될지 합의되고 나면, 그 캐릭터는 운명점을 1점 받습니다. 거꾸로 운명점을 1점 소비하면 역발현을 방지할 수 있지만, 이것은 너무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운명점은 다른 데도 쓸 일이 많고, 무엇보다도 역발현은 플레이에 극적인 상황을 (따라서 재미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면모의 역발현은 그 캐릭터의 플레이어가 먼저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방금 내린 결정이 불리하거나 곤란한 결과에 달하게 하고 싶을 경우 그렇게 하면 됩니다. 마스터는 세상이 캐릭터들에게 극적으로 (어쩌면 까칠하게) 반응하게 하고 싶을 경우 역발현을 사용하십시오.
역발현은 누구나, 어느 캐릭터에 대해서도 (자기 캐릭터와 남의 PC 포함) 제안할 수 있습니다. 제안된 역발현이 적절한지 그렇지 않은지의 판단은 최종적으로 마스터가 합니다. 누가 따로 제안한 것이 아니라 플레이의 결과로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역발현도 운명점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도록 모두 주의합시다.
랜든은 면모 중에 망나니 성품이 있습니다. 어느 날 이크테리아 왕실에서 개최하는 연례 대무도회에 친구들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만다가 플레이어들에게 말합니다. “무도회장에서 기웃거리고 있는데, 옷을 잘 입은 젊은 여자 하나가 군중 틈에서 랜든을 발견하고는 잠시 쳐다봅니다. 아무래도 답답한 귀족들하고 너무나 달라 보이는 게 신기했던 모양인지, 끝내는 다가와서 말을 겁니다.” 그리고 레니에게 묻습니다. “랜든은 어떻게 하나요?”
레니가 대답합니다. “같이 춤을 추자고 하고서, 어떤 사람인지 한 번 봅니다.”
아만다가 운명점을 하나 들고 이야기합니다. “랜든님은 궁정 예절에 너무나 밝으시니, 일이 잘 풀리겠지요?”
레니가 웃습니다. “아마 귀부인이 랜든의 행동거지에 놀라서 숨도 못 쉬고, 일이 꼬이겠지요. 그 운명점 받을게요.”
아만다와 레니는 랜든이 정확히 어떻게 실수를 하는지 말을 맞춥니다. 아만다는 왕실 경비병들이 다가온다고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이렇게 말합니다. “이크테리아의 대공녀께 말을 그 따위로 하다니. 무엄하다, 외국인.”
레니가 고개를 젓습니다. 아만다는 짓궂은 미소를 짓습니다.
플레이 시작!
페이트에 관해 기본적인 것은 다 이야기했습니다. 이후에는 앞서 말한 것들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플레이를 전개해 나가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제 뭘 하면 되나?
- 플레이 설정에서는 플레이를 준비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장을 다 읽었으면 그 부분으로 넘어갈 것을 권합니다. 그 뒤에는 캐릭터 제작을 읽고서 플레이할 캐릭터를 만들면 됩니다.
- 플레이어는 후에 액션과 결과, 그리고 장기 플레이를 읽을 것을 권합니다. 행동을 하는 법에 관한 상세한 내용, 그리고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를 발전시키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 마스터는 책 전체에 익숙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중에서도 플레이의 운영, 그리고 장면, 세션, 시나리오를 특히 주의 깊게 읽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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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 코어 한국어판의 인쇄된 종이책은 현재 도서출판 초여명에서 번역하고 출판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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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s
-
페이트 전용 주사위가 없을 때에는, 평범한 육면체 주사위를 굴리고 1과 2는 -1 으로 3과 4는 0으로 5와 6은 +1로 치고 사용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