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캐릭터 제작 - 페이트 코어 한국어 공개판
캐릭터 제작도 플레이의 일부
플레이를 설정하고 캐릭터를 만드는 그 때에도 이미 페이트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페이트의 캐릭터 제작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캐릭터 제작 과정에서 캐릭터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보통 세션과 차이가 없습니다. 캐릭터들이 정말로 살아 움직이려면 자기 자신의 과거,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과 공유하는 과거가 있어야 합니다. 어디에 가 봤고 무엇을 했으며, 이 세계의 현안에 왜 관여하고 있는지, 서로 왜 협조하고 왜 방해하는지가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캐릭터들은 전에도 이미 존재했고,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아 왔습니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 이제 일어나려 하는 것입니다.
둘째, 이야기의 다음 부분의 전주곡이 됩니다. 하나의 시나리오는 다음 시나리오의 토대가 되어, 시나리오와 시나리오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됩니다. 캐릭터 제작은 첫 시나리오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셋째, 페이트의 캐릭터 제작은 협동적입니다. 플레이 설정과 마찬가지로, 캐릭터 제작도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로써 플레이어들과 마스터 사이에 대화의 기초가 생깁니다. 캐릭터와 세계를 연결하는 데에도 이 방식이 유용합니다.
캐릭터 제작은 플레이 설정과 함께 한 세션 내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모두가 세계 설정을 익히고 서로의 캐릭터에게 익숙해지는 것이니, 아까운 시간은 아닙니다. 캐릭터들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제안을 하고, 관계를 만들고, 그러면서 세상을 더 설정하십시오.
이 과정에서는 기록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캐릭터 시트와 캐릭터 제작 워크시트를 사용하십시오. 이 책 뒤에 있는 것을 복사해서 써도 되고,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아 인쇄해도 됩니다.
캐릭터를 만들 때는 제일 먼저 정체성과 고민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캐릭터의 백스토리를 세 단계에 걸쳐 정합니다. 그 과정이 끝나면 캐릭터의 기능과 특기를 채워 넣습니다. 그것으로 준비 완료입니다!
캐릭터 제작의 단계
- 면모: 자기 캐릭터의 정체성 면모와 고민 면모를 각각 만듭니다.
- 이름: 이름을 정합니다.
- 1단계: 자기 캐릭터의 첫 모험담을 씁니다.
- 2단계와 3단계: 다른 PC들 중 두 명과 각각 어떻게 만났는지 설명합니다.
- 면모: 위의 세 가지 경험에서 도출한 면모를 하나씩 씁니다.
- 기능: 기능을 고르고 각각 실력을 정합니다.
- 특기: 특기를 3~5개 고르거나 만듭니다.
- 운명 기준치: 처음 플레이를 시작할 때 운명점이 몇 점인지 정합니다.
- 스트레스와 타격: 심신이 고난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정합니다.
캐릭터 개념 잡기
자기 캐릭터의 정체성과 고민 면모를 각각 만듭니다.
캐릭터 제작은 하나의 개념을 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좋아하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고를 수도 있고, 자기한테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능력을 중심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머리로 벽돌을 깬다, 늑대로 변한다, 폭발물을 다룬다 등등). 앞에서 현안을 정할 때 그랬던 것처럼, 이런 생각들을 모아서 두 가지 핵심적인 면모를 정하게 됩니다. 그것이 정체성과 고민입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특별하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으면 좀 덜 위험한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위험한 삶을 사는지, 그 이유를 만들어낼 의무는 플레이어에게 있습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 마스터가 떠먹여 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능동적으로 참여할 동기를 가진 캐릭터가 그렇지 못한 캐릭터보다 훨씬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마스터도 멋진 캐릭터를 만든 플레이어들을 상대하느라 바쁠 것입니다.
정체성과 고민은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정합니다. 둘이 아닌 하나의 큰 단계로 생각하면 더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정체성과 고민을 정하기 전에는 캐릭터 제작의 다른 부분에 손을 대지 마십시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캐릭터 아이디어는 플레이 도중에 성장하고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됩니다! 처음에 결정한 내용을 나중에 조정해서 안 될 것은 없습니다.
플레이 설정은 계속된다
캐릭터를 만드는 동안에는 세상의 다른 요소들도 자연스럽게, 수시로 만들어집니다. NPC, 조직, 장소 같은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게 될 터입니다. 그것도 캐릭터 제작의 일부입니다.
세계에 근본적인 요소를 추가하는 캐릭터 아이디어가 생각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마법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때는 그 세계에 마법이 존재하는지, 존재해도 되는지 다 같이 의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마법을 넣기로 한다면 그에 필요한 조정을 가합니다.
파라미터의 조정
페이트 코어는 페이트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대로 쓰면 어지간한 상황에서 무난한, 시작점일 뿐입니다.
시스템에 익숙해질수록 자기 스타일에 더 잘 맞게 고치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여기 나온 기본 시스템 설정은 규칙이 아닙니다. 쓰면서 바꾸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부분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지 책 곳곳에서 지적하고 있으니, 시스템을 고쳐 보려면 여기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정체성
정체성은 이 캐릭터를 한 마디로 요약한 구절입니다.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정체성도 하나의 면모이며, 캐릭터의 모든 면모들 중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이 면모는 캐릭터의 직업, 인생에서의 역할, 사명 같은 것으로 생각하십시오. 자기가 잘 하는 무언가이기도 하지만 의무이기도 하고, 그 자체로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접근 방법이 있습니다:
- 정말로 직업을 적을 수도 있습니다: 수사반장, 원탁의 기사, 하급 폭력배.
- 여기에 수식어를 붙여서 더 상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리버튼의 잔인한 총독, 게으른 수사반장, 야심찬 하급 폭력배.
- 평소에 잘 섞이지 않는 두 직업이나 역할을 합치는 것도 한 가지 요령입니다: 마법사 탐정, 원탁의 노래하는 기사, 괴물 잡는 회계사.
- 자기가 속한 조직이나 가문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조직이나 가문이 유력하거나 잘 알려진 경우 특히 적절합니다): 톰슨 가의 탕아, 신디케이트의 하급 폭력배, 리버튼 흉터회의 중견 간부.
면모를 정하기 어려울 때
캐릭터 면모를 정하는 제1법칙입니다: 원하면 나중에 언제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간결한 문구를 만들기가 어려우면 일단은 필요한 만큼 길게 쓰십시오. 우선은 종이에 글자로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쓰는 도중에 딱 어울리는 문구가 생각나는 일도 많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그래도 안 되면 당분간 그 상태로 두었다가, 플레이를 해 나가며 정리해도 됩니다.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으면 비워 놓아도 좋습니다. 캐릭터 시트에 공란을 두는 것에 관해서는 속성 캐릭터 작법 (p.000)에 더 나와 있습니다.
정체성을 정하는 방법은 그 외에도 많지만, 시작점으로 삼기에는 이 정도가 좋을 것입니다. 깊이 고민하지는 마십시오. 정체성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안 좋습니다. 면모는 정체성 외에도 4개나 더 있으니까, 처음부터 완벽하게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체성은 PC들 사이에 겹쳐도 되지만, 이 경우 서로 차별화할 요소를 따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모든 PC들이 비슷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 (예를 들어 전원이 검객이라거나) 고민 면모는 서로 아주 달라야 합니다.
레니와 릴리는 “남녀 검객 콤비”로 가기로 했고, 라이언은 “칼 안 든 남자”를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출발점일 뿐, 이제 정체성을 만들 때입니다.
레니는 자기 캐릭터를 어떤 조직에 관련시키고 싶어서, “어디어디의 제자”라는 문구를 먼저 메모지에 적습니다. 신비로운 무술을 배웠고, 덕분에 라이벌도 있고 비결을 훔치려는 적도 있는 캐릭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팀의 도움을 받아, 이것이 상앗빛 장막의 제자라는 면모로 구체화됩니다. (이로써 배경 설정이 또 생깁니다. 상앗빛 장막이라는 조직이 있고, 신비로운 무술이 있으며, 거기에 따라오는 것들도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릴리는 “여자 검객”에서 더 생각나는 것이 없습니다. 무슨 조직에 속하는 것도 끌리지 않기 때문에, 수식어를 붙이기로 합니다. 결국 악명 높은 여자 검객으로 정합니다.
라이언의 원래 생각은 “칼을 안 든 학자형 남자”였지만, 정체성 면모로는 아무래도 밋밋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재점검합니다. 이계의 마물을 소환하려 하는 사교 집단도 있고, 신비로운 무술 문파도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언은 묻습니다. “저 마법사 해도 되나요?” 그게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야기가 오갑니다. 마법사라는 개념 자체를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만들고, 마법사 캐릭터와 검객 두 사람의 비중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정체성 칸에 프리랜스 마법사라고 적습니다.
고민
고민은 정체성과 더불어 모든 캐릭터가 갖고 있는 면모입니다. 정체성이 캐릭터가 무엇을 하는 누구인가를 나타내는 반면, 고민은 이 캐릭터의 삶을 힘들게 하는 무언가를 나타냅니다.
고민은 인생에 혼란을 가져오고, 캐릭터를 흥미로운 상황에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고민 면모는 개인적 고뇌와 관계 문제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개인적 고뇌는 스스로 잘 통제하지 못하는 어두운 면이나 충동에서 옵니다. 이기기 힘든 유혹, 자기도 모르게 하는 악행 같은 것이 여기 속합니다. 예: 분노 조절 장애, 예쁜 얼굴에 사족을 못 씀, 술병이 나를 부른다.
- 관계 문제는 캐릭터의 인생에 어려움을 주는 사람이나 조직에서 옵니다. 자기를 죽도록 미워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직장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상사나 동료일 수도 있습니다. 자주 위험에 빠지는 친구나 가족도 여기 해당됩니다. 예: 책임감 있는 가장, 폭력단에 빚을 졌음, 흉터회가 날 죽이려 한다.
고민은 해결하기가 어려워야 합니다. 쉬웠다면 이미 해결이 되었을 것이고, 그래서야 재미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를 완전히 마비시킬 정도여도 안 됩니다. 고민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면 다른 일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매번 자기 고민에만 부닥치는 것은 재미있는 플레이가 못 됩니다. 시나리오 하나 정도의 초점을 특정 캐릭터 개인의 고민에 맞출 수는 있지만, 항상 그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고민은 정체성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쪽이 좋습니다. 수사반장이라면 범죄계가 나를 미워한다 같은 고민은 지루합니다. (이것을 좀 더 개인적으로 만들면 괜찮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돈 지오반니가 나를 못 죽여서 안달이다 같은 식입니다.)
캐릭터의 고민을 확정하기 전에 마스터와 의논을 하십시오. 그 문구의 의미가 무엇인지 서로 확실히 해야, 나중에 발현이나 역발현을 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의논하는 도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캐릭터의 고민에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마스터가 확실히 이해할 때까지 대화하십시오.
레니의 캐릭터는 신비로운 옛 무술을 익혔다는 설정이지만, 고민은 그와 대조적인 것으로 하고자 합니다. 고귀한 승려 같은 것을 할 생각은 없고, 오히려 사교적인 문제에 자주 빠지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특정 조직이나 특정 NPC와는 엮이지 않는 쪽을 원합니다. 그래서 망나니 성품을 고민으로 넣습니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거칠고 무례한 행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릴리는 자기 성격 때문에 화를 당하는 캐릭터를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고민으로는 개인적 고뇌가 어울립니다. 전부터 플레이해 보고 싶었던, 반짝이는 것에 혹한다를 넣습니다.
나머지 두 명이 개인적 고뇌를 택하는 것을 보고, 라이언은 일부러 관계 문제를 넣기로 합니다. 자기의 정체성과 어느 정도 연결된, 그리고 자기가 드러내놓고 싸울 수 없는 적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마법대학의 경쟁자들이라고 써 넣습니다 (이로써 라이언의 캐릭터가 속한 집단이 설정 요소로 등장합니다).
고민의 밝은 면
고민도 면모라면 발현이 가능해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는 고민이 캐릭터에게 어떤 괴로움을 주는가에 대해서만 설명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고민이 주는 유리함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간단히 말해, 고민을 겪고 있으면 그 방면에서 더 강한 사람이 되기 마련입니다. 개인적 고뇌를 겪는 사람은 유혹과 회유에 약하지만, 거꾸로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알기 때문에 굳은 심지가 생기기도 합니다. 관계 문제도 겪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고민에 관련되어 자주 등장하는 작은 문제들에 대처하는 요령이 자연히 몸에 배기도 합니다.
레니의 캐릭터가 가진 망나니 성품은 일행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러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해서, 릴리의 캐릭터가 몰래 숨어 들어갈 수 있도록 주의를 끌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릴리의 캐릭터는 반짝이는 것에 혹한다를 갖고 있는데, 평소 그렇게 살았다면 보석이나 귀금속의 값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남의 보물을 훔치려다가 붙잡혀서 감옥에도 갇혀 봤고, 덕분에 탈출하는 요령도 한두 가지 익혔다고 말합니다).
라이언은 마법대학의 경쟁자들을 고민으로 골랐습니다. 이 고민은 자기가 잘 아는 경쟁자가 이야기에 등장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상대가 어떤 술수를 쓸지 짐작할 수도 있고, 그 상대를 미워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름
아직 이름이 안 정해졌으면 지금 정하십시오!
레니는 “랜든”이라는 이름을 택합니다. 여러 해 전의 다른 플레이에서 했던 캐릭터의 이름인데, 추억이 많아서 이름만이라도 가져오려는 것입니다.
릴리는 “키네레”라는 이름을 짓습니다. 키네레는 희랍어로 “가시”라는 뜻입니다. 아름다운 꽃과 같지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가시에 찔린다는 뜻으로 지었습니다.
라이언은 “지르드”라는 이름을 짓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마법사 이름이라고 방금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더니 잠시 생각하다가 앞에 “마안의”를 붙입니다. “나는 그냥 지르드가 아니야! 마안의 지르드라고 불러!” 라이언은 그렇게 말하고 웃습니다.
백스토리 3단 설정
자기 캐릭터의 첫 모험담을 씁니다. 다른 PC들 중 두 명과 각각 어떻게 만났는지 설명합니다. 위의 세 가지 경험에서 도출한 면모를 하나씩 씁니다.
주의: 정체성, 고민, 이름을 정한 뒤에 이 단계를 진행하십시오.
남은 세 개의 면모는 각각 하나씩의 단계를 거쳐 만들어집니다. 이 세 단계를 합해서 백스토리 3단 설정이라고 합니다. 제1단계에서는 최근에 이 캐릭터가 한 일들 중 모험적이고 흥미로운 것을 묘사합니다. 제2단계와 제3단계에서는 다른 캐릭터들이 그 모험에 어떻게 말려들었으며, 이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들의 모험에 어떻게 관련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플레이가 시작되기 전에 서로 캐릭터의 설정을 이야기할 기회도 됩니다. 각 단계마다 두 가지를 쓰게 됩니다. 캐릭터 제작 워크시트 (책 뒤에 있는 것을 복사하거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아 출력하십시오)를 사용하면 편할 것입니다.
- 첫째, 그 단계에서 일어난 일을 요약합니다. 문장 몇 개, 문단 하나 정도면 충분합니다. 구체적인 부분은 이후 단계에서 조정해야 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너무 상세하게 쓰지는 마십시오.
- 둘째, 그 단계에서 언급된 것들을 반영하는 면모를 기입합니다. 이 면모는 요약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반영해도 되고, 그 단계에 나온 것들 중 지금까지도 영향이 남아 있는 것 한 가지를 포착해서 정해도 됩니다.
면모 선택하기 입문
캐릭터 제작의 상당 부분은 면모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어떤 것은 정체성이고 어떤 것은 고민이라는 식으로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사실 모든 면모가 작동 방식은 똑같습니다. 면모는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기 때문에, 그리고 운명점을 얻고 소비하는 것이 면모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캐릭터의 구성요소들 중에서도 특히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면모에 관해 한 개의 장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에 그 부분도 꼼꼼히 읽어 볼 것을 권합니다 (p.000).
급하면 여기에 나온 지침을 참고해서 면모를 고르십시오.
재미있는 이야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면모, 즉 캐릭터가 필요할 때 성공을 시켜주지 못하고 이야기에서 필요할 때 위험과 활극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면모는 쓸모가 없습니다. 캐릭터를 갈등 속으로 끌어들이고, 그 안에서 활약할 수 있게 해 주는 면모가 가장 좋습니다. 그런 면모가 가장 자주 사용됩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강한 면모를 원하면 재미있는 면모를 만드십시오.
면모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머리가 얼어붙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생각이 나지 않으면, 면모의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들 몇 가지가 면모와 운명점 (p.000)에 더 나와 있으니 한 번 읽어 보십시오.
자기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들과 연결점이 많지 않다면, 상의해서 서로 관련된 면모를 택하십시오. 백스토리 설정의 제2단계와 제3단계가 바로 그것을 위해 존재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아무리 해도 면모가 생각나지 않으면 억지로 쓰지 마십시오. 그냥 비워 두어도 됩니다. 나중에 생각이 날 때 적어 넣어도 되고, 플레이를 통해서 자연히 발생하게 해도 됩니다. 속성 캐릭터 작법 (p.000)에 이에 관한 룰이 나와 있습니다.
영감을 주지 못하는 시시한 면모를 고르느니 차라리 그 칸을 비워 놓는 것이 낫습니다. 플레이어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캐릭터 면모는 재미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숙련자 여러분
다른 페이트 RPG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페이트 코어에서 면모의 수가 줄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입니다. 이것은 면모를 일곱 개나 열 개 만드는 것보다 다섯 개 만드는 것이 현저하게 쉽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상황 면모나 현안 면모가 존재하기 때문에, 발현이나 역발현을 할 재료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특수항목을 많이 사용하거나, 모든 캐릭터가 갖춰야 하는 특별한 종류의 면모가 있다면 (예를 들어 국적이나 종족) 면모의 수를 늘리는 것도 좋습니다. 캐릭터 면모를 7개 넘게 정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보다 많으면 실제 플레이에서 유명무실하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제1단계: 나의 모험
제1단계는 자기 캐릭터의 첫 번째 모험입니다. 소설 시리즈라면 제1권, TV 드라마라면 에피소드 1, 영화라면 1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그 첫 모험의 이야기를 생각해서 요약합니다. 세부사항이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문장 한두 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후 두 단계에 걸쳐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이 모험담에 살을 붙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잘 안 나면 캐릭터의 정체성과 고민을 살펴 봅니다. 그리고 거기서 유발될 수 있는 골칫거리를 찾으십시오. 정체성이나 고민 중 어느 한 면모 때문에 말려들었을 만한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나머지 한 면모가 어떤 도움을 주었거나 방해를 했을 만한지 생각하십시오.
다음 질문에 대답해 나가면서 생각해도 좋습니다. 대답이 어려우면 다른 플레이어나 마스터의 도움을 받으십시오:
-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났습니다. 무슨 일이었습니까? 자기에게 일어난 일입니까? 자기에게 중요한 누구에게 일어난 일입니까? 아니면 내키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도와주던 사람에게 일어난 일입니까?
- 그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을 했습니까? 어떤 목표를 쫓고 있습니까?
- 누가 적으로 등장했습니까? 그 상대가 나타날 것을 예상했습니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었습니까?
- 이겼습니까? 졌습니까? 그 결과는 어땠습니까?
모험의 내용이 정해졌으면, 일어난 일에 관련된 면모를 쓰십시오.
사건의 발생 시기: 다음 두 단계에서 두 명의 캐릭터가 관련될 것이기 때문에, 이 모험은 그 캐릭터들과 만날 수 없었을 정도로 옛날에 일어난 일이면 안 됩니다. 서로 만난 지 얼마 안 된다고 설정했다면 모험 또한 최근의 일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친구로 (또는 경쟁자로) 지냈다면 더 옛날에 일어났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일 편한 방법은 언제 일어났다고 해도 좋은 사건을 먼저 만들고, 이 모험에 관련되었다고 할 사람이 정해지면 그때 시기를 확정하는 것입니다.
레니가 이야기 설정용 질문에 하나씩 대답해 나가며 제1단계를 진행합니다:
나쁜 일은 랜든이 술집에서 싸움에 자주 말려들었다는 것입니다. 예절과 사회 규범을 전혀 배우지 못하고 자라는 바람에, 자기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센 사람들에게 시비를 거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랜든은 흉터회에 연줄이 있는 폭력배와 싸움이 붙었습니다. 곧 폭력배의 친구들 둘이 나타나 랜든을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팼습니다.
피투성이가 되어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있는데, 핀 노인이라는 늙은 병사가 나타나 랜든의 부상을 치료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을 민병대에 들어가 규율을 배우면서 검술을 정직한 일에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이제 레니는 이 이야기에 관한 면모를 써야 합니다. 핀 노인은 내 인생의 은인이다를 면모로 고르기로 합니다. 이로써 레니는 랜든과 핀의 관계를 플레이 본편에 가지고 오고, 아만다는 PC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흥미로운 NPC를 하나 얻게 됩니다.
정체성과 고민에서도 그랬지만, 이 단계 (그리고 다음의 두 단계)도 세계 설정에 살을 붙일 기회가 됩니다.
백스토리 3단 설정과 인덱스 카드
제1단계에서는 플레이어가 각각 자기 캐릭터의 모험담을 만듭니다. 제2 및 제3단계에서는 이 이야기를 서로 교환하고, 남의 이야기에 자기 캐릭터를 끼워 넣게 됩니다. 옆 사람 캐릭터의 이야기에 끼어들 방법을 찾을 때는 자기 캐릭터의 워크시트를 참고하는 것이 편하니, 제1단계의 이야기는 인덱스 카드나 메모지에 따로 적어서 돌릴 것을 권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제1단계에서 카드 한 장에 자기 캐릭터의 이름을 적고 모험을 요약하십시오. 이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주면 그 사람이 카드에 적힌 이야기 아래에 첨가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별도의 카드를 사용하면 워크시트를 돌릴 필요가 없어서, 자기가 적어 놓은 내용을 쉽게 참고해 가며 제2/3단계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제2단계: 만남
다음의 두 단계에서는 캐릭터의 이야기에 다른 플레이어 한 명이 자기 캐릭터를 조연으로 끼워 넣어, PC들을 연결하게 됩니다.
모두가 자기의 모험담을 적었으면 제2단계로 넘어갑니다 (인덱스 카드를 사용하면 아주 편합니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전달해도 되고, 이야기를 모아서 섞은 뒤 배분해도 됩니다 (자기 것을 도로 받았으면 다른 사람과 교환합니다). 자기가 쓴 이야기를 자기가 들고 있는 일만 발생하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 해도 좋습니다.
받아 든 이야기에 자기 캐릭터를 조연으로 등장시키십시오. 그 이야기를 쓴 플레이어와 간단한 상의를 거쳐서, 이야기 끝에 짧은 문장이나 구절을 하나 붙이면 됩니다. 조연의 역할에는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모험을 어렵게 만들거나, 상황을 해소하거나, 둘 다 합니다:
- 모험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 이 캐릭터가 그 모험의 어느 부분인가에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현안이나 고민이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과거에 일어난 일이니, 지금 돌이켜 보면 별 탈이 없었다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물론 면모가 그 “별 탈”을 나타낼 수는 있습니다). 이 부분을 설명할 때, 일이 어떻게 풀렸는지까지는 쓰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해소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그냥 비워 두십시오. “키네레가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랜든이 소란을 일으켰다” 또는 “지르드가 수수께끼의 도적들에게 납치되었다” 같은 정도로도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 상황을 해소하는 경우: 그 모험담의 주인공이 맞닥뜨린 문제 상황 한 가지를 이 캐릭터가 해결했습니다. 아니면 그 모험의 중요한 장면에서 주인공을 도왔습니다 (자기 캐릭터의 정체성 면모를 발휘할 좋은 기회입니다). 그 상황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떻게 해결했는지만 쓰면 됩니다. “키네레는 적들을 막아내어 랜든이 탈출할 시간을 벌었다” 또는 “지르드는 마법 지식을 이용하여 유령들에게 정보를 얻어냈다” 정도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림이 대충 나옵니다.
- 양쪽 다: 한 상황에서 도움을 주었지만 나중에 문제를 일으켰거나, 한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켰지만 나중에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두 아이디어를 합하고, 그 사이에 “나중에”라는 말을 넣으십시오. “지르드는 흉터회로의 눈길을 피하려고 하는데 랜든은 도리어 싸움을 걸었다. 나중에, 랜든은 지르드가 주문을 준비하는 사이 언데드를 막아냈다.”
백스토리 3단 설정이라는 방식의 목적은 PC들이 이야기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서로 대화를 하게 만드는 협동적인 방법이라는 점이 장점입니다. 3단 설정을 여기 나온 그대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거나, 유년기/소년기/청년기와 같이 백스토리를 셋으로 나누기만 하면 어떤 방식도 가능합니다.
여기서는 약간 이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캐릭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살짝 비추어서, 여기서 좋은 면모를 도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자신이 무엇으로 유명한지, 무엇을 할 줄 아는지, 무엇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자기에게 (좋게든 나쁘게든) 관련된 사람은 누구인지를 정할 기회로 삼으십시오.
마지막으로, 자기의 캐릭터 제작 워크시트에 자기 캐릭터가 남의 모험담에서 벌인 일을 기록합니다. 여기서 면모가 나오기 때문에, 꼭 기록을 해 두어야 합니다. 그 모험담의 원래 주인도 다른 캐릭터들이 개입한 내용을 적어 놓을 것을 권합니다.
릴리는 랜든의 모험담 카드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끼어들 방법을 생각하다가, 키네레가 랜든의 위급한 일을 해결해 주었다고 하기로 합니다. 랜든이 민병대에 들어간 후에도 흉터회에 대한 원한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흠씬 두들겨 맞았을 때, 물려 받은 칼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키네레는 랜든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칼을 도로 훔쳐내는 일을 돕기로 합니다.
릴리는 키네레에게 눈물 짜는 이야기에 약하다를 면모로 주어, 랜든의 일에 끼어든 이유를 나타냅니다.
제3단계: 또 다른 만남
모두가 2단계를 마쳤으면 아까와 똑같은 방식으로 모험담을 교환합니다. 자기가 1단계에서 쓴 이야기, 그리고 2단계에서 자기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야기만 아니면 어느 것을 받아 들어도 좋습니다. 그러면 제3단계가 준비된 것입니다. 여기서도 2단계에서와 똑같이 합니다.
릴리는 지르드의 모험담을 받았습니다. 지르드가 대학의 경쟁자들과 싸워서 마법 유물을 발견하여,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릴리는 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기로 합니다. 그 반짝이는 유물을 키네레가 훔쳤다고 하는 것입니다. 라이언이 쓴 모험담에서는 이미 지르드가 그 유물을 되찾아서 돌려 놓았다고 되어 있으니, 키네레는 잠시 동안만 갖고 있었던 것이 됩니다.
면모는 지르드는 내가 지킨다로 하여, 키네레가 지르드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지르드가 대체 뭘 했길래 키네레가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릴리도 모릅니다). 하지만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될 것입니다.
이로써 면모는 다섯 개가 되고, 백스토리도 상당 부분 완성이 되었을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세 명이 안 되면?
백스토리 3단 설정에서는 플레이어가 적어도 세 명임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둘 밖에 없으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 보십시오:
- 3단계를 건너뛰고 남은 한 면모는 그냥 정합니다. 지금 해도 되고, 플레이 도중에 정해도 됩니다.
- 두 플레이어가 같이, 두 캐릭터가 활약하는 새로운 모험담을 만듭니다.
- 마스터한테 캐릭터를 하나 만들라고 합니다. 이 캐릭터는 비록 PC처럼 만들어지지만, 플레이에서는 그냥 NPC입니다. 이런 NPC는 플레이를 시작하기에 아주 좋은 장치가 됩니다. PC들과 고난을 함께 한 공통의 친구가 실종되거나 죽으면, 이야기는 바로 동력을 얻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가 하나 밖에 없으면 2단계와 3단계를 건너뛰고, 면모는 비워 두었다가 플레이 도중에 채워 넣으십시오.
기능
기능을 고르고 각각 실력을 정합니다.
백스토리 설정의 3단계를 모두 마치고 면모까지 골랐으면 이제 기능을 고를 때입니다. 각 기능의 상세한 내역과 설명은 기능과 특기에 나와 있습니다.
기능은 “피라미드식”으로 고릅니다. 실력이 대단함 (+4)인 기능을 우선 하나 고르십시오. 이것을 대표 기능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1)까지 한 단계 내려갈 때마다 기능을 하나씩 더 고릅니다. 이렇습니다:
- 대단함 (+4) 기능 1개.
- 우수 (+3) 기능 2개.
- 양호 (+2) 기능 3개.
- 보통 (+1) 기능 4개.
선택하지 않은 기능은 미약 (+0)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단, 선택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되어 있는 기능들도 간혹 있습니다. 이런 기능은 미약으로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지르드는 다른 PC들과 배운 것이 다르고 할 줄 아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라이언은 차별점을 기능에 두려고 합니다. 팀에서는 지르드가 쓰는 마법이 학식 기능을 이용한다고 정했으므로, 라이언도 자연히 그 기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라이언은 지르드의 대표 기능으로 학식을 고르고, 다음 단계로 기술과 사교를 고릅니다. 마법사치고는 사교적인 셈입니다. 그 다음 단계로는 직업상 유용해 보이는 운동능력, 의지력, 수사를 추가합니다. 그 밑으로는 다른 캐릭터들이 갖고 있지 않은 기능, 그리고 흩어졌을 때를 대비한 비상용 기능을 택합니다. 결과적으로 접근전, 재력, 인맥, 주의력이 됩니다.
주: 스트레스 칸과 타격 칸의 수에 영향을 주는 등의 특수한 효과를 가진 기능도 있습니다. 이런 효과를 얻고자 하면 해당 기능을 미리 찾아서 피라미드에 배치하십시오.
숙련자 여러분/ 왜 피라미드식인가?
Dresden Files RPG를 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전의 페이트 시스템에서는 피라미드식이 아니라 탑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번의 페이트 코어에서는 캐릭터 제작을 최대한 간편하고 빠르게 하기 위해서 피라미드를 표준으로 삼았습니다. 피라미드보다 탑이 더 좋으면 기능 포인트 20점을 탑의 제한에 맞추어 배분하십시오.
기능 탑이 페이트 코어에서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단지 캐릭터 성장에만 사용될 뿐입니다 (p.000).
기능의 상한
이 책에서는 대단함 (+4)을 PC들이 처음에 가질 수 있는 가장 높은 실력이라고 정해 두었습니다. 캐릭터들이 성장함에 따라 이 상한선을 돌파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낮은 기능들을 높이는 것에 비하면 어렵습니다 (p.000, 결정적인 길목 참조).
한편 수퍼히어로, 초차원 생물, 신과 같이 인간을 능가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으면 기능 피라미드의 정점을 엄청남 (+5)이나 환상적 (+6)에 맞추어서 상한선을 높여도 좋습니다.
피라미드를 높이면 들어가는 기능의 수가 많아진다는 점에도 유의하십시오. 페이트 코어의 표준 기능 목록에는 기능이 18개 있고, 대단함이 정점인 피라미드에는 이미 기능이 10개 들어갑니다. 즉, 모든 캐릭터가 전체 기능 목록의 반 이상을 이미 익히고 있으며, 피라미드 최상부의 기능 3개가 겹치지 않는 캐릭터를 한 번에 여섯 명까지 등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약간 조정해도 좋습니다. 기능 상한을 높였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기능 목록의 기능 개수는 그대로인데 피라미드가 커지면 캐릭터들 간에 겹치는 영역이 많아진다는 점에 주의하십시오.
특기와 운명 기준치
특기를 3~5개 고르거나 만듭니다. 처음 플레이를 시작할 때 운명점이 몇 점인지 정합니다.
특기는 그 캐릭터가 기능을 사용하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특기를 고르고 만드는 법에 관해서는 기능과 특기에 나와 있습니다.
특기는 셋을 그냥 받을 수 있고, 운명 기준치를 1 낮출 때마다 하나씩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 2개 더). 간단히 말해, 멋있는 행동을 많이 할 줄 알면 역발현을 통해 운명점을 더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특기를 고르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으니, 우선은 하나만 고르고 나머지는 플레이 도중에 정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릴리는 싸움의 달인 특기를 선택합니다. 상대의 싸움 스타일이나 약점을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경우, 그 상대에 대해 기회 만들기를 할 때 +2를 주는 특기입니다.
그 외로는 2층의 여인과 위험 감지 특기를 고릅니다. 내용은 키네레의 캐릭터 시트에 나와 있습니다.
운명 기준치의 조정
처음 만들어진 캐릭터는 운명 기준치가 3입니다. 매 세션을 시작할 때 적어도 운명점 3점을 갖고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특기를 4개 고르면 기준치는 2가 됩니다. 5개 고르면 1이 됩니다.
주의: 수치를 위에서와 다르게 조정하는 플레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찌 되었건, 페이트의 캐릭터는 운명 기준치가 1 미만일 수 없습니다.
특기의 개수는 원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PC들이 화려한 액션을 많이 하고 특수 보너스를 자주 받게 하고 싶으면 점수를 더 쓰십시오. 운명 기준치의 초기값도 마찬가지입니다. 높게 잡으면 PC들이 역발현을 할 필요성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낮게 잡으면 매 세션 초입에 역발현을 하는 경향이 생길 것입니다. 운명 기준치가 높을수록 플레이어들이 특기를 더 택하게 된다는 점에도 유의하십시오.
스트레스와 타격
심신이 고난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정합니다.
페이트의 캐릭터들은 유능하고 능동적이고 극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고난에 처하는 일은 일상다반사입니다. 이에 굴하지 않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스트레스, 다른 하나는 타격입니다. 이 둘이 무엇이며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관해서는 난관, 경쟁, 대결의 대결 부분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스트레스는 곧 회복되는 얕은 상처와 같습니다. 타격의 효과는 그보다 지속적이고, 때로는 매우 심각합니다. 양쪽 다 대결의 결과로 일어납니다.
PC들은 모두 두 개의 스트레스 칸이 있습니다. 신체적 스트레스 칸은 신체적 피해를, 정신적 스트레스 칸은 정신적 피해를 다룹니다. 칸이 많을수록 그 방면에서 더 튼튼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각각 두 칸씩이 주어집니다.
PC들은 또한 타격 칸이 세 개씩 있습니다. 하나는 경미한 타격, 하나는 심각한 타격, 하나는 막대한 타격입니다. 스트레스와 달리, 타격은 신체와 정신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피해의 종류에 관계 없이 적용됩니다. 스트레스는 대결이 끝나면 사라지지만, 타격은 그렇게 쉽게 떨쳐버릴 수는 없는 부상과 충격을 나타냅니다.
스트레스와 타격 칸을 늘려 주는 기능과 특기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능과 특기를 참조하십시오. 참고 삼아 말하자면, 강철의 심장에서는 다음 기능들이 스트레스와 타격에 영향을 줍니다:
체력은 신체적 스트레스에, 의지력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잘 견디게 해 줍니다. 보통 (+1)이나 양호 (+2)이면 한 칸, 우수 (+3) 이상이면 두 칸이, 각각 신체적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추가됩니다. 엄청남 (+5) 이상이면 경미 타격 칸이 하나 늘어납니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세 개의 타격 칸과 달리, 이렇게 추가되는 것은 기능에 따라서 신체적인지(체력) 정신적인지 (의지력) 구별이 지어집니다.
주: 플레이의 설정에 따라서는 스트레스 칸에 영향을 주는 기능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기능을 고르기 전에 미리 확인하십시오.
랜든의 체력은 우수 (+3)입니다. 따라서 신체적 스트레스 칸을 둘 더 받습니다. 한편 의지력은 보통 (+1)인데, 그래도 정신적 스트레스 칸을 하나 받을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키네레의 체력은 양호 (+2)이므로 세 번째 신체적 스트레스 칸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의지력은 택하지 않아서 미약 (+0)이므로 정신적 스트레스 칸은 기본 그대로입니다.
마안의 지르드는 책만 보고 살아서인지 체력이 미약 (+0)입니다. 그래서 신체적 스트레스 칸은 두 칸 밖에 없습니다. 반면 의지력은 양호 (+2)이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에 보너스로 한 칸이 더 붙습니다.
체력이나 의지력이 엄청남 (+5) 이상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경미한 타격, 심각한 타격, 막대한 타격 칸을 각각 하나씩만 갖고 있습니다.
특이한 종류의 스트레스 칸을 추가하는 것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 아주 정치적인 플레이라면 재산 스트레스 (p.000)를 따질 법합니다. 칸의 수를 늘리면 대결이 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이 맞고 많이 때리는 장르라면 그쪽이 어울릴 수 있으니 고려하십시오.
준비 끝!
이 과정을 모두 거쳤으면 다음 사항을 갖춘 캐릭터가 완성되었을 것입니다:
- 이름
- 다섯 개의 면모와 백스토리
- 대단함 기능 하나, 우수 기능 둘, 양호 기능 셋, 보통 기능 넷
- 특기 3~5개
- 신체적 및 정신적 스트레스 칸 2~4개씩
- 운명 기준치 1~3점
이제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제작과 플레이 설정에서 나온 면모들을 갖고서 플레이어들이 경험할 흥미진진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방법에 관해 장면, 세션, 시나리오에 나와 있으니, 마스터는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플레이어는 다음 장을 읽고 면모의 사용법을 익혀도 좋고, 바로 행동과 결과로 넘어가서 기능을 어떻게 쓰는지 먼저 읽어 두어도 좋습니다.
속성 캐릭터 작법
상세한 캐릭터 설정은 미루어 두고 우선 플레이에 뛰어들고 싶다면, 캐릭터 시트의 대부분을 비운 채로 시작하고 플레이 도중에 채워 넣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다음 사항은 정하고 시작하십시오.
- 정체성 면모
- 대표 기능
- 이름
정체성은 모호하게 두었다가 나중에 더 구체화해도 좋습니다. 이 방식에서, 정체성은 칼 든 아저씨 같이 모호한 정도로 충분합니다. 플레이를 하다가 캐릭터에 관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면, 그때 정체성을 고치십시오.
대표 기능만으로도 캐릭터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으니 미리 정해 두십시오. 그 외에도 생각나는 대로, 잘 하는 기능과 잘 못하는 기능을 별도로 메모해 두십시오. (캐릭터 시트에는 보통 (+1)보다 낮은 기능을 적지 않게 되어 있으니, 이 캐릭터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확실한 기능은 따로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름도 있어야 합니다. 당장은 별명이나 호칭 정도만 있어도 됩니다. (우선 아무 이름이나 붙였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가명이었다거나, 다른 사람의 흉내였다거나, 기억상실증이었다거나 하는 핑계를 대고 진짜 이름을 또 정하는 기법도 있습니다.)
플레이 시작
이 방식으로 캐릭터를 만들면 운명 기준치는 3이므로, 운명점 3점으로 시작합니다.
첫 세션이 끝나고 앞으로도 그 캐릭터로 플레이를 할 생각이면, 시간을 들여서 나머지 면모, 기능, 특기를 채워 넣으십시오.
플레이 도중에 면모 채우기
당장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으면 고민 면모는 나중으로 미루십시오. 백스토리 설정 3단계를 건너 뛰게 되므로, 나머지 세 면모는 그때 그때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적어 넣습니다. 보통은 캐릭터가 뭔가를 하기 위해서 필요할 때, 또는 지금 일어나는 상황을 역발현에 이용하고자 할 때 면모를 만듭니다.
정체성에서도 그랬지만, 딱 맞는 면모를 지금 당장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세션이 끝나면 그때 살펴 보고 다듬어도 늦지 않습니다.
플레이 도중에 기능 채우기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캐릭터 시트에 없는 기능을 사용할 때는 선택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 기능이 미약 (+0)이라고 하는 것, 그리고 그 기능을 캐릭터 시트의 빈 기능 칸에 써 넣고 그 실력으로 판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능 칸이 다 찰 때까지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시트에 적지 않고 미약 (+0)으로 한 번 판정한 기능이라고 해도, 나중에 또 판정할 때 더 높은 칸에 넣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식을 미약으로 판정했는데, 나중에 다시 판정할 기회가 되었을 때는 양호 (+2)에 넣고 판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미약으로 정한 기능의 판정이 좋게 나오면, 나중에 그 기능을 추가할 동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판정 외의 부수적 효과를 가진 기능들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칸을 늘린다거나 하는 것입니다. 자기 캐릭터가 그런 효과를 누린다고 하고 싶은 바로 그때 해당 기능을 추가해도 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때까지 그 기능은 미약인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부수적 효과도 누리지 못합니다.
플레이 도중에 특기 채우기
특기는 기본적으로 세 개를, 원할 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으로 받는 것 외의 특기도 언제든지 택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운명점을 하나씩 소비해야 합니다. 이것은 처음에 운명 기준치가 3이라는 것을 전제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기를 셋 넘게 선택했다면 운명점도 적게 갖고 시작했을 터이니, 이쪽이 공평합니다.
운명점은 없지만 어떤 특기를 고를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캐릭터 시트에 적어 넣으십시오. 단, 운명점 1점을 치를 때까지는 그 특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추가 특기 하나마다 운명 기준치도 하나씩 낮아지고, 그 효과는 다음 세션에 반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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