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면모와 운명점 - 페이트 코어 한국어 공개판

면모란?

면모는 무언가 독특하거나 눈여겨 볼 만한 것에 붙어서 그 특징을 한 가지 설명하는 문구입니다. 운명점을 쓰고 얻는 주된 통로이며, 그 와중에 판정에 보너스를 주거나, 캐릭터가 곤경에 처하게 하거나, 상대의 판정이나 수동적 저항에 변화를 주거나 하여 이야기에 영향을 줍니다.

운명점이란?

마스터도 플레이어도 모두가 운명점이라는 자원을 갖고 있어서, 이것으로 플레이에 영향을 줍니다. 기초에서도 언급했듯, 운명점은 유리알이나 플라스틱 칩과 같은 토큰으로 나타냅니다. 플레이어들은 매 시나리오마다 운명 기준치만큼의 운명점을 갖고 시작합니다. 시나리오가 진행 중인 동안에는, 세션을 시작했을 때 운명점이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 기준치까지 회복합니다 마스터는 장면 하나마다 운명점을 일정량 받습니다.

면모가 플레이에 드러날 때에는 보통 운명점을 1점 쓰거나 받게 됩니다.

면모의 종류

면모는 무엇에 붙으며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구별됩니다. 현안 면모, 캐릭터 면모, 상황 면모, 타격, 증강이 그것입니다.

현안 면모

현안 면모는 그 플레이 전체의 영구적인 면모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는 있지만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플레이 설정에서는 현안을 만들 때 함께 만들게 됩니다. 그 세계에 존재하는 위험이나 문제를 가리키며, 이것이 줄거리의 기초 재료가 됩니다.

현안 면모는 언제든지 누구나 발현과 역발현을 할 수 있고, 기회 만들기에도 쓸 수 있습니다. 이 면모는 항상 존재하며 모두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면모

캐릭터 면모도 마찬가지로 영구적이지만, 개별 PC나 NPC에 붙어 있기 때문에 규모는 작습니다. 캐릭터 면모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무한합니다. 예를 들어:

  • 중요한 성격적 측면이나 신념 (예쁜 얼굴에 약하다, 친구를 두고 가지 않는다, 친타비아족 치고 좋은 놈은 없다).
  • 출신 배경이나 직업 (검술학교 졸업생, 우주에서 출생, 사이버네틱 좀도둑).
  • 중요한 소지품이나 겉모습의 특징 (아버지에게 받은 피 묻은 검, 차려 입기를 좋아함, 날카로운 눈매의 전직 군인).
  • 다른 사람이나 조직과의 관계 (붉은 손과 동업중, 왕의 총애, 영주회의의 회원인 게 자랑).
  • 겪고 있는 문제나 추구하는 목표 (현상금이 걸렸음, 왕을 죽여야 한다, 높은 곳이 무섭다).
  • 지위, 평판, 의무 (잘난 척하는 상인길드장, 말은 잘 하는 건달, 동생의 복수를 하기로 맹세).

자기 캐릭터의 면모는 상황에 적합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발현이나 역발현을 할 수 있습니다. 마스터는 PC에게 자유롭게 역발현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도 다른 사람의 PC에게 역발현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적절한 제안인지 아닌지는 최종적으로 마스터가 결정합니다.

상황 면모

상황 면모는 일시적인 상황을 나타내는, 역시 일시적인 면모입니다. 대개는 하나의 장면이 끝나면 사라지고, 길어도 한 세션을 넘어서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상황 면모는 그 장면이 무대로 삼는 주변 환경에 붙일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그 장면의 모두가 영향을 받습니다. 기회 만들기로는 상황 면모를 특정 캐릭터에게 붙일 수도 있습니다.

상황 면모는 그 장면에서 캐릭터들이 닥친 상황의 주요한 특징을 묘사합니다. 예를 들어: 

  • 주변 환경의 물리적 특징 (빽빽한 수풀, 흩날려 시야를 가리는 눈발, 저중력 행성).
  • 자리나 위치 (저격수 둥지, 나무 위, 뒷마당).
  • 플레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적 요소 (성난 주민들, 보안 카메라, 시끄러운 기계장치).
  •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상태 변화 (눈에 모래, 무장이 해제됨, 구석에 몰림, 점액을 뒤집어 씀).

누가 어떻게 상황 면모를 사용할 수 있는지는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때로는 아주 명백합니다. 하지만 그 면모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그 장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추어 말이 되도록 설명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면모의 사용에 관해서는 마스터가 최종 결정권을 갖습니다.

상황 면모는 때로는 캐릭터들이 극복 액션을 해야 하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하여 능동적인 저항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타격

타격은 상황 면모만큼 일시적이지는 않지만 캐릭터 면모만큼 영구적이지도 않습니다. 대결에서 제거되지 않기 위해 택하는 특별한 종류의 면모이며, 그 대결에서 겪은 손해나 부상을 나타냅니다 (어깨 탈구, 깨진 코, 사교계의 조롱거리).

타격이 지속되는 기간은 얼마나 심각한가에 따라 몇 장면에서부터 시나리오 한두 개까지로 다양합니다. 타격은 부정적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갖고 있으면 역발현을 많이 당할 것입니다. 타격 면모를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면모를 발현하거나, 이를 이용하여 기회 만들기를 할 수 있습니다.

증강

아주 잠깐 동안 지속되는 면모입니다. 증강은 기회 만들기를 시도했지만 충분히 성공하지 못했을 때 생깁니다. 판정에 크게 성공했을 때 추가 효과로 생기기도 합니다. 증강은 운명점 소비 없이 발현시킬 수 있지만, 발현되고 나면 바로 사라집니다.

원칙상 증강은 만든 사람이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원하면 자기 증강을 남이 쓰도록 허락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 상황에 적합해야 하고,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해야 합니다.

면모의 역할

페이트에서 면모의 역할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플레이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표현하는 역할이고, 둘째는 룰을 언제 사용할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입니다.

중요성

현안 면모와 캐릭터 면모를 보면 그 플레이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는 길을 따라 세워진 표지판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페이트에서는 마스터가 시나리오를 만들 때 이 면모들, 그리고 그 사이의 관계들을 사용하여 PC들이 해결할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있어서 캐릭터 면모는 자기 캐릭터의 개성입니다. 높은 접근전 기능을 가진 캐릭터는 세상에 얼마든지 있지만, 오로지 랜든만이 상앗빛 장막의 제자인 것입니다. 랜든이 그 조직의 제자다운 행동을 보이거나 상앗빛 장막이 몸소 플레이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그 면모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는 독특한 맛입니다.

좀 더 큰 의미로 현안 면모도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왜 이 플레이를 하는지, 그리고 왜 이 플레이가 비슷한 다른 것들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 재미있지요!”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세상, 제국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같은 구체적인 특징이 나오기 전에는 흥미를 품을 소재조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황 면모는 플레이의 순간순간에 색깔과 깊이를 줌으로써 재미를 더해줍니다. 술집에서의 싸움이라고만 하면 어느 곳의 어느 술집을 무대로 할 수도 있는 밋밋한 싸움이 되지만, 여기에 커다란 마신 동상이라는 면모를 더하고 플레이어들이 이를 활용하면, 그 싸움은 나중에 “악당을 날려 보내서 동상에 부딪치게 한 그 싸움”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런 독특한 사항은 흥미를 더하고 관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룰의 사용 시기

플레이 상에 면모로 표현된다는 것은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평소에는 그냥 묘사만 하면 그 일이 그냥 일어나지만, 면모가 관계되어 있으면 그때는 룰을 사용할 시기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마스터에게 있어서, 면모의 이런 면은 플레이어에게 주사위를 굴리게 할 것인지의 여부를 정할 때 참고하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사다리를 올라가서 우상을 집습니다” 하고 선언했을 때, 사다리와 우상에 특별한 점이 없다면 그냥 그렇게 된다고 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다리가 썩은 밧줄 사다리이고 우상은 신들의 분노가 수호하고 있다면, 주사위를 굴릴 만한 위험과 압박이 존재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면모의 중요성은 발현과 역발현을 고려할 때 가장 많이 느껴집니다. 캐릭터의 면모는 곧 개성이니, 강조하는 것이 재미있겠지요? 그러니 면모를 발현시킬 기회가 오면 주저 없이 하십시오. 또, 자기 캐릭터 면모를 역발현시킴으로써 이야기에 영향을 줄 기회가 있으면 그 역시 취하십시오. 결과적으로 플레이는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좋은 면모의 조건

페이트에서는 면모가 하도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잘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좋은 면모란 어떤 것일까요?

최고의 면모는 양면성이 있고, 뜻이 둘 이상이며, 문구가 명료합니다.

양면성

PC의 캐릭터 면모로는 뚜렷한 유용성이 있으면서도 불리하게 활용될 여지를 가진 면모가 좋습니다. 양면성을 가진 면모는 유리하기만 하거나 불리하기만 한 면모보다 더 자주 등장하게 됩니다. 자주 발현시켜서 멋진 모습을 보일 기회도, 역발현을 받아들여서 운명점을 받을 기회도 그만큼 많아집니다.

좋은 면모인지 알아보는 간단한 시험이 있습니다. 자신이 그 면모를 발현시킬 방법 두 가지, 그리고 다른 사람이 그 면모를 발현시키거나 역발현시킬 방법을 또 두 가지 생각해 보십시오. 예가 쉽게 떠오르면 그 면모는 합격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용을 더 넣어서 고치거나 새로운 면모를 만드십시오.

우등생이라는 면모가 있다고 합시다. 이 면모가 있어서 좋은 점은 간단합니다. 자기가 배운 지식이 관련된 상황이나 교수를 상대하는 상황에서 발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리하게 나타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 부분을 보충하기로 합니다.

문구를 공부벌레로 바꾸면 어떨까요? 공부를 잘 한다는 의미는 남지만, 사람을 사귀는 데는 능숙하지 못하다는 기분이 있습니다. 사교 상황에서 실수를 하는 역발현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이 캐릭터가 공부 때문에 다른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도록 다른 사람이 발현을 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스터가 현안 면모나 상황 면모를 정할 때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상황 면모에서 강조된 사실들은 PC도 그 적들도 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편이 좋습니다. 현안 면모는 기본적으로는 문제이고 골칫거리이지만, PC들이 그것을 유리하게 이용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해야 합니다.

뜻이 둘 이상

성격, 배경, 인간관계, 문제, 소지품 등등, 앞에서 캐릭터 면모가 가리킬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언급했습니다. 하나의 면모를 이런 분류 몇 개에 걸치도록 만들면 다양한 모습으로 플레이에 등장시킬 수 있습니다.

군인이 가질 만한 간단한 면모인, 내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를 살펴 봅시다. 남들의 인정을 받거나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자 할 때면 언제나 이 면모를 발현시킬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캐릭터가 피할 수 있는 싸움에 굳이 뛰어들거나,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도록 역발현을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양면성이 있으니 일단은 좋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 면모는 곧 김이 빠집니다. 그 캐릭터에 대해 딱 한 가지 밖에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능력을 증명하려 할 때가 아니면 이 면모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면모에 어떤 조직과의 관계를 추가해 봅시다. 군단은 날더러 능력을 증명하라고 한다. 그러면 갑자기 가능성의 폭이 넓어집니다. 앞에 나왔던 것이 그대로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군단”이라는 조직이 자기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했으니, 시키는 일을 하다가 자기가 곤란에 빠질 수 있을 가능성, 그리고 NPC 상관들이 와서 자기를 괴롭힐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입니다. 이 면모는 군단이나 군단 관련 인물들이 나왔을 때면 또 발현시킬 수 있습니다. 훨씬 폭넓은 면모가 된 것입니다.

마스터가 상황 면모를 생각할 때에는 이 점에 연연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부분의 상황 면모는 그 장면이 끝나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안 면모와 캐릭터 면모에는 하나에 둘 이상의 내용을 담을 것을 권합니다.

문구가 명료

면모는 수치가 아닌 평범한 단어로 되어 있습니다. 언어의 근본적 모호함이 그대로 존재합니다. 뜻이 불확실해서 남들이 잘 이해를 못하는 면모는 그만큼 덜 사용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멋있는 표현이나 시적 표현을 피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시골 소년이라고 해도 좋고, 푸르른 논밭의 아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플레이와 자기 캐릭터의 분위기에 맞는 쪽으로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러느라 명료성을 희생하면 안 됩니다. 그냥 할 말을 할 수 있으면 은유나 암시는 피하십시오. 면모의 의미에 대해 플레이에서 긴 토론이 일어나는 일은 미연에 방지합시다.

추억, 소망, 그리고 후회라는 면모가 있습니다. 말은 예쁘고, 과거에 대한 멜랑콜리가 전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캐릭터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무엇에 대한 추억인지, 무슨 소망인지 전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면모가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이 없으면 발현이나 역발현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면모에 대해 이야기를 더 하자, 플레이어는 그 세계에서 최근에 일어난 전쟁에서의 괴로운 경험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죽이고 싶지 않은 사람을 죽이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고, 이제는 전쟁 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내용은 매우 좋다고 생각하고, 면모를 다르게 표현해서 전쟁이 남긴 마음의 상처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아까보다 덜 시적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나중에 마스터가 그 과거로부터 NPC들을 만들어 내는 데에도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면모가 충분히 명료하게 쓰였는지 잘 모르겠으면 옆사람에게 보여 주고서 무슨 뜻 같은지 물어 보십시오.

생각이 안 나면

좋은 면모의 조건을 알았다고 해서 선택이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사실상 무한한 가능성 중에서 선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고를지 아직도 망설여지면, 다음의 조언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안 고르는 편이 낫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확 끌어들이는 면모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또는 대충 아이디어는 있지만 문구를 정하지 못하겠다면, 일단은 칸을 비워 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가 플레이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고 나면 훨씬 쉬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잘 모르겠으면 비워 놓으십시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플레이가 바쁘더라도 면모를 생각해 낼 여유 정도는 있을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가 둘 이상 있는데, 둘 다 쓸 수는 없고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경우에도 비워 두십시오. 메모지나 시트의 가장자리에 전부 써 놓고, 실제 결정은 플레이를 하면서 해도 됩니다. 재미있어서 제일 자주 등장할 만한 것으로 고르십시오.

무엇이 중요한지, 왜 중요한지 항상 생각한다

앞에서, 면모의 역할 중 하나는 플레이에서 무엇이 중요하며 왜 우리가 그것에 흥미를 갖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고의 면모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그것입니다. 잘 모르겠으면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하십시오: 이 세계의 어떤 것들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백스토리 설정 3단계에서 나온 사건들을 참고해서 면모를 고르십시오. 하지만 면모는 사건의 요약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면모는 캐릭터의 어떤 중요한 면을 밝혀 주어야 합니다. 백스토리 설정 각 단계의 사건을 살펴 보면서, 거기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십시오:

  • 결과는 어땠는가? 결과가 중요하기는 한가?
  • 이 단계에서 캐릭터에게 중요한 인간관계가 생겼는가?
  • 이 단계에서 캐릭터의 성격이나 신념에 관해 중요한 사실이 드러났는가?
  • 이 단계에서 캐릭터가 특정한 평판을 얻었는가?
  • 이 단계에서 캐릭터가 문제를 짊어지게 되었는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숙적과 만나는 것도 절친한 친구를 사귀는 것과 똑같은 인간관계인 것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경우 다른 플레이어들과 마스터에게 의견을 물어 보십시오. 서로 돕고 의견을 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페이트는 서로가 하는 일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을 때 가장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키네레의 제3단계를 돌이켜 봅시다. 릴리는 지르드가 라이벌로부터 훔친 유물을 키네레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 또 훔쳐서 상황을 꼬이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유물은 결국 지르드의 손으로 돌아갔습니다.

릴리는 여기서 최대한 재미있는 면모를 만들어 내려고 하지만, 정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위의 질문들을 보면 가능성은 꽤 보입니다. 키네레가 도둑으로서의 수완이 있다는 것을 보였고, 지르드와 어떤 관계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지르드의 라이벌들이 이제는 키네레까지 미워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릴리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다들 키네레와 지르드 사이의 관계를 면모로 만드는 쪽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PC들이 모두 같은 마을 출신이라는 설정이므로 자연스럽습니다. 키네레는 지르드는 내가 지킨다를 면모로 정합니다. 발현과 역발현이 될 정도로 구체적이면서, 나중에 더 자세하게 정할 여지는 남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을 준다

면모들이 모두 비슷한 것을 묘사하고 있으면 좋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만 다섯 개를 하면 그 중 누군가가 플레이에 등장을 해야만 면모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고, 성격만 다섯 개를 택하면 세상과 연관성이 없는 캐릭터가 됩니다. 특정 면모를 잘 못 정하겠으면 지금까지 정해진 면모들을 살펴 보고, 아직 다루지 않은 분야로 선택해 보십시오.

레니는 랜든의 정체성으로 상앗빛 장막의 제자와 고민으로 망나니 성품을 골랐습니다. 지금까지는 꽤 간결한 캐릭터입니다. 거친 말과 행동 때문에 자주 곤경에 처하는 무술가입니다.

레니는 백스토리 설정 제1단계를 진행하면서, 랜든이 길거리에서 고아나 다름 없이 자랐다고 합니다. 부모가 있기는 했지만 자식에게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술집에서 싸움을 걸었다가 죽을 만큼 다쳤는데, 어떤 사람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 은인의 제안으로, 랜든은 마을 민병대에 들어갔습니다.

아만다는 레니에게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레니는 잠시 생각합니다. 처음의 두 면모는 랜든 개인의 특징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 인간관계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레니는 그 부분을 채우려고, 자기를 구해준 사람에 관한 면모를 만듭니다.

그 은인의 이름은 핀 노인으로 정해집니다. 랜든의 제1단계 면모는 핀 노인은 내 인생의 은인이다가 됩니다. 그리고 아만다에게는 새 NPC가 생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맡긴다

앞서도 말했지만, 페이트는 서로가 하는 일에 모두 관심을 가질 때 가장 재미있습니다. 페이트의 핵심은 협동에 있습니다. 그 얘기는 이 책 내내 곳곳에서 반복될 것입니다. 빨리 익숙해질수록 이익입니다.

생각이 안 나는 것이 있으면 마스터나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대신 생각해 달라고 부탁하십시오. 페이트의 모든 것에 적용되는 조언이지만, 면모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현 백스토리 설정 단계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물으십시오. 이 사건의 어디에 관심이 가장 많이 가는지? 어떤 점이 가장 재미있는지? 이 사건을 더 극적으로, 더 강렬하게 만들 방법이 생각나는지? 이 사건에서 어떤 면모를 도출해내면 가장 재미있을지?

자기 캐릭터의 면모에 관하여 남의 의견을 들었다고 해서 꼭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니, 통제권을 잃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팬클럽에게 자기 음악의 갈 길을 묻는 가수의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선호하는 결말을 묻는 작가의 마음으로, 의견을 물으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자기 나름의 생각을 펼치면 됩니다. 모두가 모두의 캐릭터에 대해 조금씩 의견을 내면 공감대가 형성되어 플레이가 그만큼 더 풍요로워집니다.

면모의 발현

페이트에서 면모를 사용하는 가장 주된 방식은 발현입니다. 특정 면모가 자기 캐릭터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면 그 면모를 발현시킬 수 있습니다.

면모를 발현시키려면 그 면모가 이 상황에 어떻게 적합한지 설명하고, 운명점을 쓰고, 다음 중에서 한 가지 효과를 고릅니다:

  • 굴린 주사위의 결과에 +2를 더합니다.
  • 굴린 주사위를 모두 다시 굴립니다.
  • 다른 캐릭터의 판정에 +2를 더합니다. 발현시키는 면모가 그 캐릭터에게 도움이 될 만해야 합니다.
  • 그 상황에 이미 존재하는 수동적 저항에 +2를 더합니다. 발현시키는 면모가 그 수동적 저항을 강화할 만해야 합니다. 수동적 저항이 없는 상태라면 양호 (+2) 난이도로 새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시 굴리기와 +2

주사위를 전부 다시 굴리는 것은 +2를 받는 것보다 위험성이 크지만, 더 좋게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시 굴리기는 판정에 -3이나 -4가 나왔을 때만 택할 것을 권합니다. 그쪽이 확률상 유리합니다.

면모를 발현시킬 수 있는 시기는 따로 없지만, 주사위를 굴리고 나서 보너스가 필요한지 아닌지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나의 판정에서 여러 면모를 한 번씩 발현시키는 것은 되지만, 하나의 판정에서 같은 면모를 두 번 이상 발현시키는 것은 안 됩니다. 그래서 주사위를 다시 굴리고도 모자라는 경우, 새로운 면모를 골라서 운명점을 1점 더 쓰고 다시 주사위를 굴리거나 +2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면모를 발현시키려면 그 면모가 그 상황에 적합하다고 팀이 수긍해야 합니다. 최종 판단은 마스터가 합니다. 면모가 발현되는 방식도 말이 돼야 합니다. 그냥 봐서 말이 되지 않으면 발현시키는 사람이 설명을 말이 되도록 잘 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느냐는 발현시키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면모의 이름을 말하고 운명점을 들어 보이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습니다. 캐릭터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설명을 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면모를 만들 때부터 모두가 그 의미를 알 수 있도록 할 것을 권합니다. 플레이 도중에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쉽습니다.)

랜든이 술집에서 라이벌과 재치 경쟁을 합니다. 현재 사용되는 기능은 사교입니다. 이 경쟁의 목적은 “가능한 한 정중하게 서로를 모욕하는 것”입니다.

레니는 첫 경쟁 라운드에서 주사위가 잘 안 나왔습니다. 그리고 “망나니 성품을 발현시키고 싶어요” 하고 말합니다. 아만다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대답합니다. “가능한 한 정중하게 하는 건데요.”

레니가 말합니다. “속되지만 천박하지는 않은 농담으로 저 사람 부모에 대해 한 마디 해서, 술집의 구경꾼들이 웃게 만들고 싶어요. 그런 입담이 랜든한테는 어울릴 것 같지 않아요?”

아만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합니다. “네. 인정합니다.”

레니는 운명점을 하나 씁니다.

면모가 발현되는 예는 책 곳곳에 나와 있습니다. 페이트에서 아주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보니, 플레이의 예시에 자주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P.000, p.000, p.000을 참조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캐릭터 시트에 있는 면모나 다른 캐릭터에게 붙은 상황 면모를 그 캐릭터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발현시킬 때는 자기가 쓴 운명점을 그 사람에게 줍니다. (제3자의 면모를 발현시키는 것은 캐릭터에 붙어 있지 않은 상황 면모를 발현시키는 것과 똑같이 다룹니다. 즉, 소비한 운명점은 사라집니다.) 단, 그 사람은 이 장면이 끝나야 비로소 그 운명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말줄임표의 묘

면모를 판정에 이용할 여지를 만들려면, 행동을 묘사할 때 말꼬리를 흐립니다. 즉, 말줄임표 (“…”)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필요하면 면모를 언급하여 문장을 마치십시오. 이렇습니다: 

릴리가 말합니다. “칼을 높이 들어올리고 …” (주사위를 굴립니다. 결과가 마음에 안 듭니다.) “… 빗나갈 것처럼 허술하게 내리치지만 알고 보니 악명 높은 여자 검객에 어울리는 교묘한 페인트! 눈으로 못 쫓아갈 만한 공격이 이어집니다” (운명점 소비.)

라이언이 말합니다. “책에 있는 룬을 해독하려고 하는데 …” (주사위를 굴립니다. 결과가 마음에 안 듭니다.) “… 가 봐서 알거나 읽어 봐서 알거나 하여 …” (운명점 소비.) “… 그 룬의 기원과 의미에 대해 줄줄 읊습니다.”

공짜 발현

면모를 발현시킬 때 항상 운명점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짜인 때도 있습니다.

기회 만들기에 성공하면 면모에 공짜 발현이 하나 붙습니다. 멋지게 성공하면 둘 생깁니다. 어떤 액션은 공짜 증강을 주기도 합니다. 대결에서 상대에게 타격을 주었을 때에도 그 타격 면모에 공짜 발현이 하나 붙습니다.

공짜 발현은 통상적인 발현과 같지만 두 가지가 다릅니다. 첫째, 운명점이 소비되지 않습니다. 둘째, 공짜 발현은 한 판정에서 같은 면모를 두 번 이상 발현할 수 없다는 룰에 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짜 발현을 사용하면서 같은 면모에 운명점을 쓰면 +2가 아니라 +4 보너스를 받거나, 다시 굴리기를 1회가 아니라 2회 하거나, 다른 캐릭터에게 보너스를 +4 주거나, 수동적 저항을 +4만큼 강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니면 효과를 나누어서, 다시 굴리기 1회를 하고 +2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공짜 발현이 둘 이상인 경우에는 모두 동시에 사용해도 됩니다!

공짜 발현을 다 사용한 뒤에도 면모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모도 운명점을 써서 통상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습니다.

키네레는 공격에 성공하여, 적이 배가 찢어짐을 타격으로 받게 합니다. 다음 라운드에서 키네레가 그 적을 다시 공격할 때에는, 그 타격을 공짜로 발현시켜 +2를 받거나 판정을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입힌 타격이므로).

원하면 공짜 발현도 다른 캐릭터에게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팀워크를 나타내기에 좋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강한 타격을 입히게 하고 싶다고 합시다. 다른 캐릭터들이 모두 기회 만들기를 해서 한 사람에게 공짜 발현을 몰아 주면, 커다란 보너스가 붙은 강한 일격을 날리게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페이트 RPG에서는 공짜 발현을 “태깅(tagging)”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것이 공연히 용어만 하나 늘리는 것 같아서, 이 책에서는 발현 개념에 통합시켰습니다. 실제 플레이에서는 익숙한 쪽을 사용하십시오. 팀 내에서 무슨 뜻인지 통하기만 하면 됩니다!

면모의 역발현

면모는 역발현이라는 방법으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특정한 면모를 갖고 있기 때문에, 또는 특정한 면모의 주변에 있기 때문에 어느 캐릭터의 삶이 어려워지거나 상황이 극적으로 변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누군가가 그 면모를 역발현시킬 수 있습니다. 이 면모는 그 캐릭터, 장면, 위치, 현안 등, 현재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들 중 어느 것에도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캐릭터 면모의 경우를 보고, 다음에 상황 면모를 살피겠습니다.

면모를 역발현하려면 먼저 그 면모가 이 상황에 어울리는 이유를 설명하고 어떤 어려움이 일어날지를 제안합니다. 일으키려는 어려움의 내용은 팀에서 모두 적당히 납득할 때까지 상의해서 조정하십시오. 그러면 역발현을 당하는 캐릭터의 플레이어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운명점을 1점 받습니다.
  • 운명점을 1점 써서 어려움을 모면합니다.

역발현에 의해 일어나는 어려움은 일단 당하는 사람이 운명점을 써서 받아들였으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건 일어나고야 맙니다. 기능이나 특수능력 같은 것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즉, 이 어려움으로부터 새로운 전개가 파생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됩니다.

어려움을 모면하기로 하면, 정확히 어떻게 피하는지 팀이 상의해서 정합니다. 그냥 그 일이 원래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할 수도 있고, 캐릭터가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해서 막아낸 것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개연성이 있고 다른 사람들이 납득하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여기서도 마스터가 최종 결정권을 갖습니다. 역발현의 결과에 대해서도 그렇고, 당초에 역발현이 적절한지 아닌지의 판단도 마스터의 몫입니다. 발현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그 면모에서 그 어려움이 과연 일어날 수 있는지를 판단하십시오. 척 봐서 그럴싸하거나, 아니면 약간의 설명만으로도 말이 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룰이니 꼭 기억하십시오: 플레이어가 남의 캐릭터에 대해 역발현을 제안하려면 운명점을 1점 써야 합니다. 마스터는 운명점 소비 없이 역발현을 할 수 있고, 자기 캐릭터에 대한 역발현도 누구나 운명점을 쓰지 않고서 제안할 수 있습니다.

역발현의 종류

역발현은 사건형과 결정형의 두 가지 형태로 구별됩니다. 이 구별을 이용하면 역발현의 내용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생각이 막혔을 때 참고하십시오.

사건형

사건형 역발현은 세상이 특정한 면모에 대하여 특정한 방법으로 반응함으로써 캐릭터에게 어려움을 일으킵니다. 캐릭터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형식을 갖습니다.

  • 이 캐릭터는 _______한 면모가 있고, _______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니 불행히도, _______이 일어날 법하다. 지지리 운도 없지.

다음은 몇 가지 예입니다:

키네레는 악명 높은 여자 검객 면모가 있고, 지금 검투 시합을 구경하는 중입니다. 그러니 불행히도, 자신을 알아본 사람 하나가 객석에서 일어나 소란을 피워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킬 법합니다. 지지리 운도 없네요.

랜든은 핀 노인은 내 인생의 은인이다 면모가 있고, 야만인들이 고향 마을을 약탈했다는 소식을 듣고 귀향한 참입니다. 그러니 불행히도, 핀 노인이 납치되어 산속의 야만인 소굴로 끌려 갔을 법합니다. 지지리 운도 없네요.

지르드는 마법대학의 경쟁자들 면모가 있고, 대학의 교수회의에 면담 요청을 한 상태이다. 그러니 불행히도, 경쟁자들이 교수들을 꼬드겨, 마법대학과 다시 왕래하고 싶거든 지르드가 심혈을 기울인 연구의 결과를 모조리 밝히라는 요구를 하게 만들 법합니다. 지지리 운도 없네요.

결정형 역발현에서도 보게 되겠지만, 여기서 핵심은 역발현으로 발생하는 어려움 그 자체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관심을 집중할 초점도 없습니다. PC들은 항상 극적이고 복잡한 일들에 말려들기 때문에 비로소 PC인 것입니다!

PC들 주변의 세계를 제어하는 것이 마스터의 역할입니다. 사건형 역발현은 세상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므로, 마스터의 도구로 특히 유용합니다.

플레이어에게도 사건형 역발현은 좋습니다. 캐릭터가 그냥 거기 있기만 해도 운명점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멋지죠? 하지만 플레이어는 자기 캐릭터를 움직이는 데에만 익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캐릭터 외부의 요소를 조작해야 하는 사건형 역발현을 선뜻 제안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과감하게 시도할 것을 권합니다. 그러나 세계를 움직이는 권한은 최종적으로 마스터에게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사건형 역발현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십시오.

결정형

결정형 역발현은 캐릭터 내부에서 우러납니다. 캐릭터가 하는 결정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 이 캐릭터는 _______한 면모가 있고, _______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니 그 캐릭터는 _______을 하기로 결정할 만하다. 그런데 _______여서 일은 꼬이고 만다.

다음은 몇 가지 예입니다:

랜든은 망나니 성품 면모가 있고, 왕실 무도회에서 귀족 여성과 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랜든은 뭔가 촌스럽거나 무례한 농담을 할 만합니다. 그런데 그 귀족 여성이 사실은 그 나라의 높은 귀족이고 랜든의 무례가 범죄에 해당되어서 일은 꼬이고 맙니다. (이 예는 p.000에 있습니다.)

키네레는 반짝이는 것에 혹한다가 있고, 오래된 박물관을 구경하는 중입니다. 그러니 키네레는 작은 물건 몇 개를 슬쩍 챙길 만합니다. 그런데 훔친 물건이 사실은 저주 받은 유물이고, 박물관의 관리인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 저주를 풀 수 있어서 일은 꼬이고 맙니다.

지르드는 *얼굴만은 안 돼!*가 있고,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참입니다. 그러니 지르드는 취객이 걸어오는 싸움을 받아주지 않고 물러설 만합니다. 그런데 술집 손님들이 지르드를 겁쟁이라고 여기고 술집 밖으로 쫓아내서 일은 꼬이고 맙니다.

앞에서도 그렇지만, 여기서 진짜 중요한 것은 캐릭터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일이 어떻게 꼬이느냐입니다. 첫 두 문장만 있다면, 이것은 간단한 판정의 서두나 일상적인 캐릭터 표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역발현으로서 성립하는 것은 그 결정에 따라 일이 꼬이기 때문입니다.

결정 부분은 플레이어가 안 그래도 그렇게 했을 법할 정도로 아주 자명하고 당연한 것이 좋습니다. 플레이어가 NPC에 대한 역발현을 제안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모의 의미에 대해 팀 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에서 역발현을 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플레이어에게는 운명점이 모자랄 때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마스터에게 결정형 역발현을 제안하는 것은, 바꿔 말해 자기가 지금 하려는 일이 잘못되게 해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잘못될 것인지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스터에게 말을 꺼내기만 해도 바로 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플레이가 이런 제안을 해 오면, 마스터는 역발현이 너무 약하지 않은 한 (즉, 일어날 어려움이 시시하지 않은 한) 이를 수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역발현이 너무 약하다 싶으면 옆 사람들과 의논해서 더 탄탄한 결과를 만드십시오.

캐릭터의 말과 행동은 최종적으로 플레이어의 책임입니다. 결정형 역발현을 제시했을 때, 플레이어가 자기 캐릭터는 그런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면, 거부하는 데 운명점이 들지 않아야 옳습니다. 운명점을 소비하여 결정형 역발현을 거부하는 것은 순전히 “일이 꼬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어야지, 캐릭터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어서는 안 됩니다.

대신에 캐릭터가 어떤 결정을 내릴 만한지 팀 내에서 의논을 하십시오. 그리고 새로 정해진 결정에 어울리는 새로운 어려움을 도출하면 됩니다. 합의점을 찾을 수 없으면 공연한 말다툼을 하지 말고, 그 역발현을 포기하십시오.

역발현의 소급

운명점을 받지도 않았는데, 돌이켜 보니 역발현의 조건이 우연히 충족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나 옆 사람이 면모를 제대로 플레이하는 바람에 캐릭터가 온갖 문제에 빠졌거나, 자기 캐릭터의 면모에 관련된 흥미롭고 극적인 일들을 본능적으로 서술한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플레이 도중에 이를 눈치챘다면 언급을 하십시오. 그러면 대상자는 역발현을 인정 받아 운명점을 소급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역발현의 성립 여부는 마스터가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지만, 어지간하면 명백할 것입니다. 위의 사건형 및 결정형 역발현의 지침을 읽어 보십시오. 플레이에서 일어난 일을 그에 맞게 요약할 수 있다면, 대상자는 운명점을 받습니다.

상황 면모의 역발현

상황 면모도 (따라서 현안 면모도) 다른 면모처럼 역발현을 시킬 수 있습니다. 상황 면모는 대개 캐릭터의 외부에 있기 때문에, 거의 항상 사건형 역발현의 대상이 됩니다. 그 영향을 받는 캐릭터는 누구나 역발현으로 운명점을 1점 받습니다.  다음은 몇 가지 예입니다:

창고에 불타고 있음 면모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PC들은 그 안에 갇혔습니다. 그러니 불행히도, 자기들이 뒤쫓던 악당이 혼란을 틈타 도망칠 만합니다. 지지리 운도 없네요.

키네레가 뒤지던 저택은 파편이 가득합니다. 그러니 불행히도, 원하는 것을 발견하기 전에 경비병이 찾아와 아주 수상하게 여길 만합니다. 지지리 운도 없네요.

지르드가 책을 찾고 있는 도서관에는 온 곳에 층층이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그러니 불행히도, 지르드가 책을 찾아서 떠난 뒤 도착한 현상금 사냥꾼이 지르드가 여기 왔다는 것을 알아챌 만합니다. 지지리 운도 없네요.

다른 페이트 RPG에서는 플레이어가 제안하는 역발현을 “효과를 위한 발현(invoking for effect)”이라고도 부릅니다. 하지만 마스터가 하건 플레이어가 하건 내용은 같으니, 여기서는 그냥 역발현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면모는 캐릭터 표현의 지침

면모는 플레이 내내, 거의 모든 시점에서 쓸모가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표현할 때의 지침이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뻔한 얘기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여기서 확실히 해 두겠습니다. 캐릭터 시트에 적힌 면모는 발현이나 역발현이 되지 않아도 항상 사실입니다.

면모들의 집합을, 타로 카드의 배열이나 뿌려진 쌀의 점괘처럼 생각하십시오. 면모는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주고, 행간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암시를 품기도 합니다. 특정 상황에서 자기 캐릭터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불확실하면, 면모를 읽으십시오. 캐릭터의 성격, 목표, 바람에 관한 내용이 명시적으로든 암시적으로든 있을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취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면모에 단서가 들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그것을 따르십시오.

면모에 맞추어 플레이를 하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바로 마스터에게 역발현의 소재를 준다는 것입니다. 캐릭터가 면모에 따라 행동하고 있으니, 역발현의 전반부는 이미 나온 것이 됩니다. 따라서 마스터가 그에 따라 일어날 어려움을 제안하기만 하면 자연히 역발현이 완성됩니다.

NPC 면모는 마스터도 플레이어와 똑같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PC와 NPC의 캐릭터 면모는 마스터에게 “점괘로서의” 용법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세계가 캐릭터들에게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사람 면모를 가진 캐릭터가 있다고 합시다. 이것은 상당히 강력한 평판입니다. 이 캐릭터가 지나갈 때 사람들이 모여들어 구경을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그 캐릭터의 몸집과 체형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비좁은 곳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내 줄 수도 있고, 자신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남들은 위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위압감을 떨치기 위해 오히려 적대적이거나 불친절하게 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캐릭터를 주시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면모에 맞는 세부사항을 플레이에 삽입하면, 세상이 더 생동감 있고 일관성 있어 보이게 됩니다.

강철의 심장 플레이의 한 세션에서, 랜든은 고향 마을 빈펠드에 돌아옵니다. 그런데 이 마을은 야만족에게 습격을 당했고, 스승 같은 존재인 핀 노인은 납치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만다는 랜든이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매우 기뻐한다고 설명합니다. 다음 장면에서, 마을 어른들은 랜든에게 마을에 머물며 재건을 도와달라고 요청합니다.

레니는 여기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잘 몰라서, 랜든의 캐릭터 시트에 적힌 면모를 참고합니다. 상앗빛 장막의 제자, 핀 노인은 내 인생의 은인이다, 망나니 성품, 때려 부숴서 안 되는 일은 없다. 레니는 이것을 읽고, 랜든이 무례할 정도로 직선적이고, 공격적이며,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기를 좋아하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지키려 한다고 해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핀 노인이 잡혀간 현재 랜든이 마을에 머물며 느긋하게 재건 사업을 하고 있을 리가 없다고 레니는 판단합니다. 뿐만 아니라, 랜든은 마을 어른들에게 지금까지 구출대를 보내지 않고 뭘 했느냐고 윽박지릅니다. 아마도 “쓸모 없는” “겁쟁이 늙은이들” 같은 표현을 썼겠지요.

아만다는 마을 어른들이 너무나 화가 나서 랜든을 쫓아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만다는 운명점을 하나 들고서 웃습니다. 이것은 역발현입니다. 즉, 그 태도 때문에 빈펠드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레니는 운명점을 건네 받고 역발현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라지요. 어차피 도움은 기대도 안 했어요.”

면모의 제거와 변경

현안 면모도 캐릭터 면모도 플레이가 진행됨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장기 플레이의 길목 부분을 참조하십시오.

상황 면모를 없애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 면모를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극복 액션을 하는 것, 또 하나는 성공할 경우 그 면모의 의미가 없어지는 다른 액션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에게 붙잡힘 면모가 생겼을 때 벗어나서 도망치면 더 이상 붙잡힌 것이 아닐 테니, 그 면모도 사라질 것입니다.)

면모를 제거하는 액션을 방해하려는 사람은 통상적으로 능동적 저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마스터가 수동적 저항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하거나 재미있는 장애물이 없다면, 주사위를 굴리지 않아도 면모가 제거된다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시점에서든 상황 면모의 존재 근거가 없어졌으면 그 면모를 지체 없이 제거하십시오.

면모의 창조와 발견

캐릭터 면모, 현안 면모, 그리고 마스터가 제공하는 상황 면모를 사용하는 것만이 면모의 용법은 아닙니다. 플레이를 통해 면모를 만들거나 발견할 수도 있고, 사용할 수 없었던 기존 면모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새로운 면모를 만들 때에는 기회 만들기 액션이 주로 사용됩니다. 기회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를 설명하면, 거기에 새로운 면모가 필요한지, 아니면 기존의 면모를 활용할 수 있는지도 그 맥락으로 미루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상황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예를 들어 적의 눈에 모래를 뿌린다거나) 새로운 상황 면모가 필요하게 됩니다.

한편, 사용되는 기능에 따라서는 이미 존재하는 면모에서 기회를 만들어내는 쪽이 더 적절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액션의 대상이 되는 캐릭터는 액션을 취하는 캐릭터가 그 면모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능동적인 저항을 할 것입니다.

딱히 공짜 발현을 얻으려는 것은 아니고, 그저 지금 이런 상황 면모가 있는 게 개연성이 있겠다고 생각하여 제안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주사위를 굴리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이러이러한 면모를 만들고 싶다고 제안하고, 다른 사람들이 수긍하면 바로 써 넣으십시오.

초강력 마스터링 비법

장면이나 NPC에 면모를 미리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플레이어가 기회 만들기 판정을 했을 때 어떤 면모를 찾고 있느냐고 물으십시오. 비기거나 성공하면 플레이어가 말한 것과 유사한 면모를 기입하고 “맞췄습니다” 하십시오. 실패했을 때는 플레이어가 원하던 그 면모를 그대로 배치해도 좋고, PC에게 불리한 면모를 만들어 넣어도 좋습니다.

비밀이거나 숨겨진 면모

어떤 기능은 기회 만들기 액션으로 사용하면 NPC나 주변 환경에 숨겨진 면모를 드러내 줍니다. 이 경우 마스터는 판정의 결과가 비김 이상이면 그 면모가 무엇인지 가르쳐 줍니다. 어떤 면모를 찾아서 활용해야 할지 잘 모를 때 사용하십시오. 판정이 그만큼 나와 주기만 하면 기회가 될 면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현재 존재하는 면모를 거의 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PC들의 캐릭터 시트는 테이블에 놓여 있고, 주연급 NPC와 조연급 NPC들의 시트도 나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캐릭터는 이런 정보를 모를 수 있지만, 이 역시 기회 만들기 액션이 존재하는 한 가지 이유입니다. 플레이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캐릭터에게 전달하는 수단인 것입니다.

면모는 사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이야기를 풍요롭게 해 줍니다. 발견되지 않은 면모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어는 플레이에 어떤 면모가 존재하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캐릭터가 그것을 알 것인가 모를 것인가가 불확실할 때 기회 만들기 판정을 해서 결정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마스터를 위한 한 가지 조언입니다. 마스터링을 하다 보면 이야기의 긴장감을 위해 NPC의 면모를 플레이어로부터 숨기거나, 몇몇 상황 면모를 감추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PC들이 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데, 어느 NPC의 캐릭터 시트에 사이코 연쇄살인마라고 쓰여 있고 모두가 처음에 다 볼 수 있으면 산통이 깨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숨기려는 사실을 바로 면모로 기록하지 말고, 나중에 비밀이 밝혀졌을 때 돌이켜 보면 암시가 되는 세부사항들을 면모로 넣으십시오.

아만다는 자기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 NPC를 만들려 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악당 보스가 될 것입니다. PC들이 찾아가는 마을의 경찰관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실을 너무 쉽게는 밝히지 않고 싶습니다.

따라서 사실은 뱀파이어라는 면모를 쓰지 않고, 대신 개인적인 특징 몇 가지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밤잠이 없다, 보기보다 세다, 속을 모를 사람의 세 가지입니다. PC들이 이 면모들을 알아내거나 플레이어들이 테이블에서 보더라도, 의심은 할지언정 시나리오의 비밀이 바로 밝혀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운명점의 흐름

면모가 사용될 때는 대개 운명점이 오갑니다. 운명점은 유리알이나 단추 같은 것을 사용하여 각자가 가진 양을 나타내십시오.

운명점은 플레이 내내 꾸준히 출납되는 것이 좋습니다. 플레이어는 중요한 순간에 자기 캐릭터의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운명점을 사용하고, 캐릭터가 극적인 상황에 말려들거나 곤경에 빠지면 운명점을 받습니다. 따라서, 운명점이 정상적으로 흐른다는 것은 승리와 좌절이 조수간만과 같이 반복된다는 뜻이고, 그것은 이야기가 재미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운명 기준치

플레이어는 매 세션 일정량의 운명점을 갖고 시작합니다. 이것을 운명 기준치라고 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캐릭터의 기준치는 3점이지만, 그 중 최대 2개를 써서 추가 특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결정적인 길목에 다다르면 (장기 플레이 참조) 운명 기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소비해서 특기를 추가할 수도 있고, 그냥 운명 기준치로 쓸 수도 있습니다. 운명 기준치는 1 미만일 수 없습니다.

세션이 끝났을 때 기준치보다 운명점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 다음 세션이 시작될 때 운명점이 깎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더 받지도 않습니다. 새 시나리오가 시작될 때는 운명점은 현재치가 몇이건 간에 기준치만큼으로 재설정됩니다.

특기와 기준치

  • 특기 3개 = 기준치 3
  • 특기 4개 = 기준치 2
  • 특기 5개 = 기준치 1

운명점의 소비

운명점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 면모를 발현시킨다: 공짜 발현을 쓰지 않는 한, 면모를 발현시키려면 운명점 1점을 써야 합니다.
  • 특기를 사용한다: 사용하려면 운명점을 1점 써야 하는 아주 강력한 특기들도 있습니다.
  • 역발현을 거부한다: 역발현이 제안되었을 때, 운명점을 1점 써서 그에 따르는 어려움을 모면할 수 있습니다.
  • 이야기의 세부사항을 만들어 넣는다: 운명점을 1점 쓰면, 자기가 가진 면모와 관련된 무언가를 이야기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운명점의 취득

운명점은 다음과 같이 받을 수 있습니다:

  • 역발현을 받아들인다: 역발현이 제안되었을 때, 거기에서 제시된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에 동의하면 운명점을 1점 받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역발현이 성립된 것을 나중에라도 알아채면 운명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다른 사람이 자기의 면모를 발현시킨다: 자기 캐릭터에 붙어 있는 면모를 다른 사람이 운명점을 써서 발현시켰으면, 그 장면이 끝날 때 자기가 운명점을 받습니다. 기회 만들기로 인해 자기 캐릭터에 붙은 면모, 대결의 결과로 입은 타격도 여기 포함됩니다.
  • 대결에서 물러난다: 대결에서 물러나면 운명점을 기본 1점,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그 대결에서 입은 타격 하나마다 1점씩을 더 받습니다. (대결에서 물러나는 것은 제거되는 것과는 다른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마스터와 운명점

마스터 역시 운명점을 쓸 수 있지만, 그 룰은 플레이어들과 다릅니다.

플레이어들이 역발현을 받아들이거나 대결에서 물러남으로써 받는 운명점은 마스터가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모자라게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스터는 플레이어와 달리 역발현을 제안할 때 운명점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스터가 조종하는 NPC들은 얘기가 다릅니다. NPC용으로 쓸 수 있는 운명점은 제한이 되어 있습니다. 한 장면이 시작될 때, 마스터는 그 장면에 등장하는 PC 한 명마다 1점의 운명점을 받습니다. 이 점수는 어느 NPC용으로도 쓸 수 있으며, PC와 마찬가지로 NPC가 역발현을 받아들일 때마다 마스터는 운명점 1점을 받습니다.

새 장면이 시작될 때마다 마스터의 NPC용 운명점은 기본값, 즉 PC 1명당 1점으로 재설정됩니다. 예외가 두 가지 있습니다:

  • 마스터가 역발현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때까지의 장면이 끝났거나 새 장면이 시작된 경우. 이 때는 다음 장면에 추가 운명점 1점을 받습니다.
  • 지난 장면에 PC들과의 대결에서 물러난 경우. 이 때는 물러남으로써 받을 운명점을 젖혀 두었다가, 다음 장면에 그만큼을 추가로 받습니다.

바로 다음 장면에 NPC와 PC들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나 교류가 없어서 운명점을 쓸 일이 별로 없다면, 추가 포인트는 쓸 일이 있는 장면이 올 때까지 아껴 둘 수 있습니다.

아만다가 중요한 대결 장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PC들이 벌써 몇 시나리오에 걸쳐 잡고자 한 숙적과 싸우게 된 것입니다 다음은 그 장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입니다.

  • 바라타르, 신드랄 강 유역의 밀수여왕, 주연급 NPC
  • 바위산 오그, 밀수여왕의 오른팔, 조연급 NPC
  • 질풍의 테란, PC들의 오랜 숙적이자 바라타르의 부하
  • 무명 NPC 부관들
  • 랜든
  • 키네레
  • 마안의 지르드

이 장면에서 아만다의 운명점은 도합 3점입니다. 랜든, 키네레, 지르드가 있어서 각각 1점에 해당됩니다. 지르드가 마법 연구를 하고 있거나 해서 그 자리에 없었다면 아만다는 운명점을 2점만 받았을 것입니다.

대결이 끝날 무렵, 바라타르는 살아서 도망치기 위해 물러나기로 합니다. 이 대결에서 타격을 2개 입었기 때문에, 아만다가 받는 운명점은 도합 3점이 됩니다. 이 3점은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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