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메네라 기록 2022년 4분기

모든 후기는 시나리오에 대한 스포일러 없이 도입부와 이야기의 전제만 소개하고, 추상적으로 서술했습니다.

자연과 부자연

소개: 자연과 부자연은 저너머땅의 한 알데이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마을에서는 응축기라는 누메네라 기계로 공기 중의 물을 응축해서 마시고 있었는데. 우리의 생태학자인 나노 ‘이렘’이 마을의 태고사제를 만나러 온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이 응축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촌장은 절수를 선언하고 모두가 비상 사태에 들어갑니다…

자연과 부자연은 즉석 시나리오집 세상을 여는 열쇠들에 실려 있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6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에 핵심과 아이디어들 위주로 되어 있는 독특한 구성이라, 나쁘게 말하면 여백이 많지만. 좋게 말하자면 마스터가 원하는대로 채워 넣을 부분도 많고, 큰 준비 없이 가볍게 읽고 시작하기도 좋습니다.

이 플레이도 갑자기 베무 님과 “누메네라 하실래요?”하고 시작했던 거였는데. 여러모로 만족스럽고 재미있었습니다.

피드백: “호흡”이 쳐지는 부분 없이, 빠르다는 피드백을 주셨는데. 제가 원래 던전월드 마스터였던 만큼 당연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요. 특히 마스터 개입으로 이야기를 잘 전진시킨 점이 좋았던 것 같고요.

베무 님은 또 캐릭터 확장에 나오는 걸 잘 써볼 수 있어서 좋으셨다고 하네요.

저에게는 여러 인물과 생물들이 나오고, 각자의 관계가 조성되고 커져나가는 게 여러모로 마음에 든 플레이였습니다. (정작 알데이아의 마을 사람들은 자세히 나오진 않았습니다만) 나쁜 도적단 친구들도 빠방하게 등장했다가, 아티팩트를 빼앗기고 도망친 게 재미있었고요. 1인 플레이인 만큼 하나의 PC에게 집중 조명하면서 여러 NPC와 관계를 활용하기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칼에 맞는 등의 부상을 입었는데, 정작 마스터는 까먹고 있었다는 겁니다. 붕대라도 감는 등의 묘사는 있었어야 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5년 만에 마스터링이라, 누메네라 룰도 다시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혈신의 제단

소개: 혈신의 제단 역시 즉석 시나리오 세상을 여는 열쇠들에 수록된 시나리오입니다. 원제는 FROM HERE TO SANGUINITY, 지상에서 천국으로 쯤 되는 제목입니다. Sanguinity의 어원을 가지고 진상을 은유하는 것 같아요.

일레인 상단의 아르쿠스인 피에라는, 차원에 걸쳐 있어 멍을 때리다보면 이상한 곳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이 날은 왠 누메네라 제단으로 빠져나와서, 사교도의 부탁을 받게 됩니다…

이 날도 즉석에서 갑자기 시작한 플레이였는데요. 시간 관계상 마지막 보스전?은 생략된 게 아쉬웠지만. 아르쿠스인 피에라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았을 것 같긴 해요.

피드백: 플레이어도 오랜만이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아르쿠스는 누메네라2에 새로 생긴 유형으로 리더이나 협상가 같은 역할입니다. 전투는 잘 못하고,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빛을 발하는 유형인데요. 이번에도 1대1이다 보니 그 부분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천연덕스러운 태도로 사람들과 친해지고, 또 강하게 나가기도 하고요. 피에라의 강단 있는 면모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잘 드러낸 플레이였다 생각합니다.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면, 시나리오 없이 해보기. 플레이어가 여럿인 플레이. 제작 룰 써보기. 사람들이 많은 마을이나 커뮤니티를 배경으로 해보기. 등등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어두운 숲에 나 홀로

소개: 누메네라를 해본 적이 없는 친구에게 전도를 해서 1회성으로 했던 단편입니다. 시나리오는 없었습니다. 그 친구가 원하는 설정을 제 9세계에 맞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했습니다.

결론은 멋진 플레이였는데. 캐릭터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서 캐릭터가 시나리오에 깊이 밀착될 수 있었어요. 지도에서 파이타론 제국 남쪽을 보면 큰 숲이 하나 있는데, PC는 이곳 영주의 딸이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실종되고,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떠나면서, 이 영지를 뒤에서 지배하고 있던 생물과 제국의 과거를 마주하게 됩니다.

참 파이타론 제국은 황제가 여성 분이십니다. 우리 영주님도 PC도 마찬가지였죠. 10억년 뒤에도 남자가 더 강하고 여자는 약하고, 가부장제가 반복된다고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유전자 조작과 나노 머신이 판을 치는 10억 년 뒤인 것입니다.

피드백: 캐릭터에게서 이야기를 시작하는게 여러모로 장점이 크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남의 이야기에 캐릭터를 연결시키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삶에서 시나리오를 시작하니까 역시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파이타론 제국과 밀라베 출신의 노예 시종, 그리고 샤라크가 나오면서 인간과 ‘자유’의 의미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였어요. 대를 이어 내려온 의지와, 수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샤라크를 물리친 장면은 참 멋졌습니다.

누메네라 코어북에는 이런저런 이야기 거리와 자료가 꽤 있습니다. 지도의 한 부분에서 시작해서, 나라들 간의 관계, 그리고 괴물 모음에서 샤라크를 꺼냈는데… 진실회의 태고사제들, 파이타론 제국의 옛 언어와, 9세계의 인터넷 세계인 데이터스피어, 구름수정하늘밭의 수정 테크놀로지가 하나를 하나로 엮으니 짠!~~ 완성도 있는 단편 하나가 뚝딱 나온 게 참 신기하더군요.

이야기 속 세계를 PC와 연결하며 눈덩이를 쌓아 굴리는 기법을 더 실험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카타루 평야의 검은 기수들

소개: 저너머땅 카타루 평야에서는 치유의 기적을 일으키는 여자 밀라코니를 수령으로 두고, 아닌을 탄 도적단이 마을들을 약탈하고 여행자들을 습격하고 있습니다. PC들은 마을을 지키고, 포로로 붙잡힌 사람들을 구하러 떠납니다…

룰 북에 4부 세계의 장들을 보면 소문들과 기이한 것들이라고, 시나리오 소재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플레이는 이러한 소재를 시나리오로 만드는 연습을 해보고 싶었고요. 또 복귀 후에 처음으로 해보는 다인 플레이이기도 했습니다.

플레이하기 전에 온갖 상상을 하고, 7인의 사무라이나 사무라이7 같은 것도 보고 갔는데. 역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더군요…

피드백:

늪의 미아

소개: 다시 또 플레이어로 갔던 세션입니다. 역시 세상을 여는 열쇠들에 나오는 즉석 시나리오인데요. 우연히 묶게 된 집의 아이가 늪에 놀러가서 돌아오지 않고, 아이를 찾으러 간 PC들은 수상한 사교도들의 배후가 누구인지 깨닫게 됩니다…

피드백:

씨앗배

씨앗배는

바다의 재: 1회차

바다의 재는 무료로 공개한 누메네라2의 퀵 스타트입니다. 초여명에게 허락을 받고 번역을 하면서 플레이도 해보고 싶었는데요. 프로그래밍 코칭을 받는 고객님게서 TRPG를 하신다길래 약속을 잡고 오프라인에서 플레이를 했습니다.

바다의 재: 2회차

바다의 재 두 번째 플레이는 롤20에서 텍스트로 했습니다.

죽은 새들의 언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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